[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영국을 중심으로 OLED 진영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영국 최고의 프리미엄 백화점인 해롯백화점(Harrods)에서 글로벌 TV업체들과 손잡고 유럽 내 OLED TV 시장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의미있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OLED로의 체질 개선과 내부 진영 경쟁과 관련된 향후 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LG디스플레이는 7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영국 런던에 위치한 해롯백화점 1층에 위치한 10개의 쇼윈도에 LG전자, 파나소닉(Panasonic), 필립스(Philips), 뱅앤올룹슨(B&O) 등 글로벌 TV 제조사와 프리미엄 OLED TV를 전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공격적인 OLED 트렌드 확산을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1층 쇼윈도 전시 외에도 5층에 ‘OLED 존(zone)’을 별도로 설치했다. OLED 존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보다 생생히 체험할 수 있도록 여러 TV제조사들의 OLED TV 가 전시되며, 모든 제품 앞에 OLED 기술의 특징을 요약한 POP를 설치해 OLED의 우수성을 알리는 공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설명이다.

▲ LGD의 OLED가 유럽 시장에서 의미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출처=LGD

유럽은 OLED 진영에 있어 기회의 땅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유럽은 올 1분기 전세계 OLED 판매 수량의 51.7%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였으며, 유럽 내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OLED TV 점유율은 59.1%로 LCD TV를 압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LG디스플레이는 유럽의 OLED 시장을 장악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각오다.

이번 전시에 TV 업체들이 자체브랜드가 아닌 OLED 패널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프로모션에 동참한 장면도 눈길을 끈다. OLED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공유함으로써 OLED TV시장을 확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TV사업부장 오창호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는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내 OLED 프리미엄 가치를 알리고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고무적인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위기의 연속이다. 2분기 영업손실 3687억원, 매출 5조3534억원의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폭은 1분기 영업적자 1320억원, 전년 동기 영업적자 2281억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커지는 분위기며 매출도 1분기 5조8788억원, 전년 동기 5조6112억원 대비 각각 9%와 5% 감소했다.

OLED로의 체질개선에 사활을 건 이유다.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서동희 전무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부터 광저우 OLED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 OLED 패널 생산능력이 현재의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며 대형 OLED 사업성과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주의 모바일용 플라스틱 OLED 신규공장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고, 구미 공장도 복수의 거래선 대상으로 공급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용 플라스틱 OLED도 하반기에 제품을 첫 출시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OLED에 3조원을 투자할 방침도 세웠다. 파주 P10 공장 내부의 10.5세대 OLED에 3조원을 투자해 OLED 대세화를 이끈다는 구상이 핵심이다. LG디스플레이 10.5세대 생산라인에서는 65인치 이상 초대형 OLED를 중심으로 2022년 상반기에 초기 투자한 월 3만장 규모의 양산을 시작하고, 월 1만5000장의 확장 투자분은 2023년 상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이처럼 LCD에서 OLED로의 체질전환을 시도하는 가운데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 OLED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글로벌 OLED 진영의 맹주 자리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할 지점이다. 현재 대형 OLED 시장의 맹주는 LG디스플레이며 TV 제조사로는 LG전자가 활동하고 있으나, 최근 소니 등 OLED 진영의 점유율 경쟁도 치열한 상태다. 사실상 홀로 QLED TV 진영을 구축하는 삼성전자와는 상황이 다르다. 그 연장선에서 LG디스플레이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OLED 진영을 넓히는 한편, 내부 주도권 경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