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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테크핀 시대...카카오, 네이버, 토스가 사는 법결제 중심, 은행 중심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핀테크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ICT 기술이 금융을 혁신시키는 주체로 등장하며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TechFin)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국내 ICT 플레이어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나아가 기존 거대 ICT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송금에서 출발해 결제는 물론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카카오뱅크가 보인다. 출처=카카오

카카오, 인터넷과 은행의 만남

기존 금융을 ICT 기술로 혁신한다는 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과 ICT가 절묘한 균형을 이룬 모델로 평가된다. 다만 그 무게중심은 천천히 ICT로 옮겨오고 있으며,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초기 설립 목적과 부합된다.

대표사례가 카카오뱅크다.

2015년 6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IT와 금융을 융합해 금융산업에 경쟁과 혁신적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카카오 컨소시엄은 2015년 11월 국내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예비인가를 획득했으며 2016년 1월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등 주주사 11곳과 카카오뱅크를 설립했다. 2017년 4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고 7월 카카오뱅크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했다.

성과는 빠르게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모두의 예상을 깨고 흑자를 냈으며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은 4월 기준 카카오뱅크 앱 사용자가 지난해 4월 313만명에서 올해 4월 579만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은행 앱 중 1위며 1년 만에 사용자가 85% 늘어났다. 지난 12일에는 누적고객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대고객 서비스 첫날 24만명이 계좌를 열었으며 5개월 후인 2018년 1월, 500만 고객을 달성한 바 있다. 2019년 6월말 기준 수신 17조57000억원, 여신 11조3300억원의 은행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뱅크는 24일 금융위원회의 한도초과보유주주 승인 심사를 통과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는’ 사례가 됐다. 카카오는 지난 7월 12일 이사회를 열어 공동출자 약정서에 따라 콜옵션을 행사해 카카오의 지분을 법률상 한도인 34%까지 확보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초과 보유 승인 등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주주들과 협의를 거쳐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카카오의 여민수·조수용 대표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용자분들의 사랑과 응원 덕분이다. 전세계적인 금융 혁신과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국회와 정부의 결정에도 감사를 표한다”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가 보여준 혁신과 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술 협력과 투자를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 네이버페이 기반의 신규 법인이 눈길을 끈다. 출처=네이버

카카오가 테크핀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은 인터넷전문은행, 즉 기존 은행의 업무에 ICT 기술력을 더하는 안정적인 방식이다. 법적 제도적 틀이 잘 짜여진 상태에서 카카오 특유의 기민한 전략을 덧대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다운 플랫폼 전략이다.

네이버, 결제에 중심을 두다

네이버가 테크핀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은 카카오와 크게 다르다. 전제부터 다르며, 지향점도 다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으나 사실상 선을 그은 상태에서 새로운 테크핀 전략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24일 금융 사업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 네이버페이 CIC(사내독립기업)를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을 투자 받을 예정이며 네이버에서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영역 등을 총괄해온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법인의 대표를 겸직한다. 신규 법인은 임시 주총의 승인 절차를 거쳐 11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의 테크핀 전략은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대표되는 ICT 기술과 금융의 만남과 결이 크게 다르다. 특히 카카오와의 차별점이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신규 법인을 준비하며 네이버페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기존 은행, 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업무인 송금이 아니라 결제에 무게를 두고 테크핀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네이버는 “결제는 돈을 이체하는 송금과 달리 사용자가 상품을 소비하면서 돈을 지불하는 고관여 행위로, 신규 법인은 해당 경험을 금융 영역으로 보다 쉽고 재미있게 연결해 사용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이색적인 출발점은 송금이라는 기능을 통해 운영되는 기존 금융도, 금융과 만난 ICT 업계와도 큰 차이점을 보인다. 그리고 이 차이점은 네이버 신규 법인의 큰 방향성을 시사한다는 말이 나온다. 네이버의 신규 법인은 모든 금융의 시작인 송금을 걷어내고 강력한 기술력과 플랫폼 비즈니스를 전제하는 결제에서 시작해 보험 및 투자 등 다방면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네이버 신규 법인의 존재이유를 두고 ‘네이버 본연의 플랫폼 강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네이버는 브이 라이브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진행하며 대부분 네이버페이라는 자사 간편결제 인프라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신규 법인은 ‘송금’이라는 ‘은행’ 본연의 모습을 거부하고 네이버 플랫폼 전반의 결제 인프라에 집중해 다양한 파생 서비스를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신규 법인이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되지만, 서비스와 기능은 네이버 본연의 플랫폼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최초 발화점은 이커머스가 유력하다. 네이버는 신규 법인을 통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며 본연의 플랫폼에 집중하는 한편, 그 존재감을 이커머스에 집중시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네이버는 라인이라는 일본 및 동남아시아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며 라인 역시 금융 플랫폼에 관심이 많다. 네이버가 신규 법인을 통해 송금 외 테크핀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이를 통해 펼칠 수 있는 로드맵은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페이는 현재 일본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결제를 지원한다.

한편 네이버 신규 법인의 전략은 카카오에게도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기존 은행과 ICT 결합을 꾀하면서도 카카오페이라는 결제 인프라도 충실하게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알리바바 등의 투자를 받으며 카카오 전반의 플랫폼에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은 그 마중물이라는 평가다.

   
▲ 네이버페이는 일본 현지 결제가 지원된다. 출처=네이버

토스, 시작이 테크핀

카카오가 기존 은행권의 기능을 가지는 카카오뱅크를 보유하고,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자사 플랫폼의 결제 인프라를 키우고 있다면 네이버는 카카오페이의 방식에서 송금 외 테크핀 전략을 가동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시작부터 테크핀을 지향한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의 사례도 눈길을 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는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기존 ICT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송금을 축으로 하는 최초 플랫폼을 완성시켰다. 이후 결제와 보험 등 다양한 사업으로 뻗어나가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거대 ICT 플랫폼과는 시작부터 다른 출발점에서 송금과 같은 기본 기능에 집중한 카카오의 방식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네이버의 방식을 함께 노리는 전략이다.

토스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통과했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으나, 당분간은 지금의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자체 플랫폼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7.25  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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