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기업은행의 중금채(중소기업금융채권) 판매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하로 주목받으면서 크게 증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대출재원 마련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중금채 발행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낮아진 상황이지만 기준금리가 곧바로 반영되는 예금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저금리 흐름에도 고객들의 선호가 증가했다. 

중금채는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보증해주고 있기 때문에 일반 회사채와 달리 안전자산에 포함되고 금리도 국고채보다 높고 회사채와 맞먹는 수준이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기업은행이 발행한 중금채 잔액은 106조7105억원으로 전년 말 102조8075억원 대비 4% 증가했다. 현재까지 기업은행이 발행한 중금채 총액은 약 855조원으로 2017년 말 751조원 대비 14% 확대되는 등 중금채 발행규모가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창구에서 판매하는 중금채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기업은행의 총수신 잔액 중 중금채 비중은 53.6%로 2017년 말 48.4% 대비 5.2%포인트 확대됐고 이중 창구를 통한 채권 판매가 63.6% 비중까지 올랐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중금채 수요 지속 상승…지난해 말까지 발행 총액 ‘856조’ 

중금채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와 중장기 대출재원 조달을 목적으로 기업은행이 1982년부터 발행하기 시작한 대표적인 특수채다. 기업은행은 지난 1982년 총 200억원의 채권 판매를 시작으로 매년 점차 규모를 늘렸고 발행한지 8년 만인 1990년에 발행 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중금채는 중소기업 법에 의해 만들어진 채권으로 기업은행만이 발행 가능하며 산업은행의 여신재원인 산금채(산업은행 금융채권)처럼 특정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채권이다.

중금채의 발행금리는 기준금리 흐름에 따라 정해지는 만큼 금리가 인상되는 시기에는 중금채 금리는 오르고 반대되는 상황에는 하락한다. 지난 2017년 11월 기준금리가 기존 1.25%에서 .25% 포인트 오른 1.50%로 조정됐을 때 중금채의 창구금리는 1.73%를 기록했고, 시장금리는 1.52%로 전년 말 대비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다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랐을 때 중금채 창구금리는 2.06%까지 올랐고, 시장금리는 1.93% 수준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달 18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수준보다 낮아지면서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0.25%포인트 내렸고 이에 중금채 금리도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기업은행 측은 “기준금리 하락 전일 대비 중금채금리는 평균 0.25% 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 출처=기업은행, 한국은행

금융 업계는 이달 기준금리 하락으로 중소기업 채권의 발행금리도 낮아진 상황이지만 채권 투자자 모집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금채는 특성상 일반 예금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저금리인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채권 가입을 선호할 것이라는 게 기업은행 측의 입장이다. 

기업은행 측은 “예금은 고객이 가입한 금액 중 일부를 예금보험공사에 예보료와 지급준비금을 의무적으로 지급해야하지만 중금채는 채권이기 때문에 해당 금액을 지출하지 않아 예금보다 높은 이율로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금채 수요가 상승하는 추세” 라고 말했다.

고객들도 중금채 상품의 성격을 인식하고 있어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어도 가입을 선호하고 있으며, 일부 상품의 경우 중금채 가입이 진행되면 우대금리도 받을 수 있어 적극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예금상품보다 중금리채가 가입률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에는 해당 채권을 증권회사에 위탁해 사채시장에서만 취급했지만 고객수요 반영으로 창구에서 시장금리보다 소폭 높은 금리로 판매하면서 중금채에서 확보된 수신 잔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창구를 통한 중금채 비중은 28.5%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32%로 3.5%포인트 확대됐다.

현재까지 기업은행의 중금채 발행 규모는 856조원 수준이며, 발행된 채권 중 753조는 상환돼 남은 잔액은 103조원 수준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기업은행의 총수신 잔액 중 예금과 중금채 비중은 각각 28%, 53.6%로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시중은행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중금채 자금조달로 금리하락에 따른 예대마진 하락압력이 낮다”면서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원할한 대출지원을 위해 중금채 비중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