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프레노 모짜렐라 자연치즈가 들어간 피자헛 제품. 출처= 피자헛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5~8월은 피자를 비롯한 퀵서비스레스토랑(QSR) 시장의 성수기로 일컬어진다. 더위가 찾아오고 휴가철과 방학철이 도래함에 따라 외식 수요도 늘기 때문이다. 피자업계는 이번 여름철을 맞아 제품의 주 구성요소인 ‘치즈’에 공들임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피자 시장이 전년 대비 축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상품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외식 수요를 공략하는 모양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의 보고서 ‘2018년 국내 QSR 마켓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피자 구매액은 1조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가량 감소했다. 거래수는 전년대비 8.5% 줄어든 7000만건을 기록했다.

피자 시장 축소세는 버거, 치킨 등 다른 주요 품목을 포함한 QSR 시장이 성장한 것과 대조돼 두드러진다. 작년 QSR 시장 규모는 8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확대됐다. 닐슨코리아는 피자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기 위해 과거보다 더욱 세분화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성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이홍승 닐슨코리아 빅데이터팀 부장은 “피자는 버거와 치킨 두 품목에 비해 타 상품 고객을 흡수하는 연간 침투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1인가구가 늘고 가성비가 중요해지는 등 업황에서 피자 업계는 상품 소비 경향을 이해한 뒤 고객에게 접근하고 메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피자헛 등 주요 피자업체 3사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무기로 치즈를 앞세우고 있다. 미스터피자와 피자헛은 치즈의 고급성을 강조하고 있고 도미노피자는 치즈의 양을 늘려 고객 취향을 겨냥한다.

▲ 미스터피자 ‘부라타 치즈 피자’. 출처= 미스터피자

미스터피자는 이달 24일 ‘부라타 치즈 피자’를 출시했다. 부라타 치즈는 모짜렐라치즈와 크림치즈 두 품종이 혼합된 제품이다. 원재료인 우유를 확보한 당일 활용해 만들어야 하는 등 특징에 따라 고급 치즈로 분류된다.

미스터피자는 최근 부라타 치즈가 프리미엄 생치즈로서 국내 소비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신메뉴에 전격 도입했다. 자연치즈·식자재 수입 유통사 구르메F&B코리아의 2017년 부라타치즈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0% 늘어났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미스터피자는 최근 새롭고 건강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에 맞춰 부라타 치즈 피자를 개발했다”며 “업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맛을 구현하고 프리미엄 토핑을 얹는 등 그간 진행해온 전략을 지속함으로써 상품 차별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자헛은 이달 8일 미국 유력 치즈 제조·유통사 레프리노(Leprino)에서 개발한 모짜렐라 치즈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고 밝혔다. 레프리노가 피자헛 전용으로 만든 치즈 제품은 기존 한국 피자헛이 사용하던 뉴질랜드 치즈 유통사 폰테라(Fonterra)의 제품보다 염도가 낮고 흰색을 띤 것이 특징이다. 나트륨 섭취 부담이 낮아진 동시에 음식의 미관상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

피자헛 본사는 앞서 레프리노 치즈를 글로벌 사업장 곳곳에 공급해오다 이번에 한국 사업장에도 전격 도입했다.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는 국내 소비자 입맛에 부응하려는 취지다. 새 치즈를 도입한데 따른 상품의 판매가 변동은 없다.

최두형 한국피자헛 마케팅팀 이사는 “고객들에게 더 맛있는 피자를 제공하기 위해 개선된 모짜렐라 치즈를 도입했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스러운 피자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도미노피자 ‘치즈폭포피자’. 출처= 도미노피자

도미노피자는 올해 세 번에 걸친 복날과 그 이튿날까지 포함해 총 6일 간 기존 치즈피자의 가격은 유지하고 치즈는 2배로 넣은 ‘치즈폭포 피자’를 판매한다. 치즈폭포 피자는 처음 조각을 들어올릴 때 치즈가 폭포수 쏟아지듯 늘어지는 특징을 갖췄다. 치즈가 제품에 다량 첨가되는 것을 선호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한 제품이다.

재료를 더 많이 투입시키고도 가격을 동결시킴으로써 최근 진행하고 있는 1+1 행사, 도미노스데이 등 파격 프로모션의 궤를 잇고 있다.

학계에서는 피자 3사의 치즈 마케팅을 ‘요소 브랜딩(ingredient branding)’ 전략의 일환으로도 분석한다. 완제품이 아닌 제품의 구성요소를 브랜드화함으로써 기업의 상품 제조 역량을 홍보하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등 효과를 노린다는 관측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바꾸기 어려운 주력상품 본질 대신 원재료에 변화를 꾀하는 요소 브랜딩은 기업 입장에서 손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라며 “피자 3사의 치즈 마케팅은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에 발맞춘 전략으로써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