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주력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수출이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는 가운데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중 무역전쟁 및 한일 경제전쟁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 전반의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수출 마이너스 흐름 ‘심상치않다’

관세청이 22일 7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 지수를 공개한 결과, 수출은 283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6%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조업일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0.5일 늘어났으나 이를 고려해도 일평균 수출액은 17억1000만달러에 그쳐 16.2%의 감소세를 보였다. 7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지수지만 현 상황이 그대로 이어지면 국내 수출은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핵심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의 타격이 심상치않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2%나 떨어지며 휘청이고 있다. 승용차와 무선통신기기 및 가전제품은 각각 19.5%, 7.2%, 34.5% 증가했으나 주력은 반도체 수출이 흔들리며 전반적인 흐름이 나빠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반도체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7.7% 올랐다. 반도체 수출은 떨어지고 수입은 많아지는 셈이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19.3%나 떨어졌다. 미중 무역전쟁의 흐름속에서 국내 반도체 인프라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도 –5.1%를 기록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제재로 인한 후폭풍도 감지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에서 수입액이 14.5% 줄었다고 밝혔으며, 여기에는 기간 인프라가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일본에서 수입된 물품 중 기계류는 무려 25.3% 줄었고, 정밀기기류도 7.3% 수입이 줄었다.

미중 무역전쟁, 한일 경제전쟁

국내 수출 지수가 7월에도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지금부터가 더 큰 문제’라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7월 수출이 크게 떨어진 대목이 우려스럽다. 특히 대중국 수출이 감소했다는 것은 국내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왔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다만 미중 정상이 G20 회의에서 극적인 합의점을 찾았고, 최근 두 나라가 농산물 수출입 협상에 합의하는 등 관계 정상화를 위한 행보에 돌입했기 때문에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한일 경제전쟁이 더 큰 위기인 이유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0일까지 일본에서 수입된 기계류와 정밀기기류가 모두 감소하는 등 이상신호가 발생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일본이 3대 반도체 핵심 소재를 비롯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한편 추가제재에 돌입할 경우, 국내 반도체 인프라는 크게 휘청일 수 있다.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21일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이 각각 57석과 14석을 차지해 총 71석을 확보, 비개선 의석까지 더하면 123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를 장기간 밀어붙일 원동력을 확보했다는 말이 나온다.

숙원이던 개헌 발의선인 2/3는 확보하지 못했으나, 아베 내각은 실제로 선거가 종료된 후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를 지속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경제전쟁에 대해 “한국이 먼저 답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일본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