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한진이 이달 회사채 발행을 위한 사전청약에서 수요가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차입금이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회사채 조달비용이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주)은 이달 공모시장에서 총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수요가 미달해 91-1회차 개별 민간신용평가사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0.05%포인트 가산된 이자율로 발행금리가 정해졌다. 이달 한진은 공모시장에서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조달을 진행했으며 91-1회, 91-2회 두회에 걸쳐 각각 3.014%, 3.553%의 금리로 회사채 발행을 완료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진은 이번 91-1회, 91-2회 공모채 발행에서 입찰경쟁률은 각각 0.87:1, 0.50:1로 수요가 미달해 1000억원 가운데 610억원만이 매수 주문에 참여했다. 최근 사채 시장은 BBB+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들에 대해서도 수요가 몰려 경쟁률이 높았지만 한진은 올 들어 첫 수요 미달 사례로 꼽혔다. 

▲ 최근 3개월 간 BBB+등급 무보증 공모채 발행 내역.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최근 3개월 간 (2019.04.23~2019.07.23) 동일 등급(BBB+) 회사채 발행 사례를 볼때 BBB+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 채권 수요 증가로 개별 민평 금리에서 최소 0.17%포인트~최대 0.70%포인트 금리가 떨어졌지만 한진만 유일하게 개별 민평 금리에서 0.05%포인트 가산됐다.

한진은 올해 사모채까지 총 780억원의 회사채 차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금을 조달했다. 다음달 7일까지 78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하고 나머지 220억원은 시설투자 재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한진은 회사채 차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 들어 세차례 공모 시장에 등장해 눈길을 끈다.

회사채 만기가 다가오면서 순차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상황이지만 조달비용이 높아진 모습이다. 특히 업종 특성상 투자자금 소요가 늘어나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진의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1조9115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235.69%로 지난해 동기 대비 76.56% 포인트 증가했다. 회사채 공동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은 한진에 대해 “매출 증대를 위해 시설·장비 등의 인프라 확충이 지속중이며 이에 따른 투자자금 수요 증가로 차입금 부담이 확대됐다”면서 “차입금의 절대적인 규모가 과중한 상태이며, 지속적인 투자자금 소요가 발행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차입금이 감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 과중한 차입금 부담에 따른 재무적 위험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현재 한진의 매출에 4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택배산업은 시장성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평균단가 하락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경쟁사인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47.1%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한진의 시장점유율은 12.9%로 지난해 3분기까지 점유율 2위에서 3위로 하락한 반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4.1%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진은 오는 2020년에도 893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자금조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비우량채의 회사채 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한편 7월3주 한진을 포함해 총 13곳의 기업이 공모시장을 통해 자금조달을 확정했다.

신용등급 AA0를 유지중인 현대제철은 총 4000억원의 회사채를 1.720%~2.166%의 금리로 자금조달했고, GS건설(신용등급A0)도 이달 공모시장에서 3000억원 발행에서 715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려 2%의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 사모시장에서는 호텔롯데, SK건설, 키움캐피탈, 무림페이퍼가 자금조달을 진행했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2000억원의 공모채 발행에 이어 이달 추가로 500억원을 사모채시장에서 자금조달했다. 47-1회, 47-2회 조달금리는 각각 1.97%, 2.136%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