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대형SUV의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소형·준준형 SUV 판매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형 모델은 SUV 세그먼트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율을 기록, SUV시장이 판매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4% 늘어난 26만7232대의 SUV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SUV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7.1% 급증했고, 준중형SUV와 소형SUV 판매는 각각 16.1%, 4.4% 늘었다. 반면 중형 SUV는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대형SUV 시장은 펠리세이드의 등장으로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해 상반기 3만2357대 판매에 그쳤지만 올 상반기에는 6만524대의 차량이 출고됐다. 지난해 대비 87.1% 많은 수준이다.

펠리세이드는 올 상반기에만 3만1502대를 판매하며 동급 1위 모델에 올랐다. 동급 모델의 지난해 상반기 총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렉스턴 스포츠가 2만1621대를 판매하며 뒤를 이었고, 기아차 모하비와 쌍용차 G4렉스턴은 판매가 부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대형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고, 시장도 성장 추세에 있다"며 "모델이 다양하지 않은 시장에 새 제품군이 추가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졌고, 이에 시장도 확대됐다"고 전했다.

중형 SUV 모델의 상반기 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12%줄어든 8만8697대를 기록했다. SUV 제품군 중 유일한 마이너스 성장이다.

판매량 감소는 가성비를 대형SUV에 의한 시장 잠식 영향이 컸다. 대형 차급임에도 낮은 가격대를 형성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중형 차급의 수요를 잠식했다. 이 결과 중형SUV 누적 판매는 1만2000여대 감소했고, 대형SUV 판매량은 2만8000여대 증가했다.

준중형 SUV 판매는 작년 상반기 대비 16.1% 늘어난 실적을 보였다. 티볼리, 코나 등 소형SUV의 선전 속에서도 차급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뷰티풀 코란도’를 앞세운 쌍용차의 신차 효과가 컸다. 또 현대차 투싼의 선전도 크게 기여했다. 코란도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00% 급증한 판매를 기록했고, 투싼 역시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12.3% 많은 출고량을 기록했다.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소형SUV 부문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다. 현대차 ‘코나’와 쌍용차 ‘티볼리’가 판매 1위와 2위에 올랐고, 기아차 ‘니로’와 ‘쏘울’, 한국GM ‘트랙스’가 선전했다.  

업체별로는 기아차의 부진이 눈에 띈다.

현대차(27.6%↑), 쌍용차(10.7%↑), 한국GM(40.1%↑), 르노삼성(10.7%↑) 등 4개사의 상반기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기아차 SUV 출고는 전년 동기 대비 12.9% 줄었다.

현대차와 쌍용차는 신차 효과가 컸고, 르노삼성과 한국GM의 경우 기존 모델의 상품성을 강화하거나 가격적 혜택을 높였다. 이를 통해 4개사 모두 두자릿 수 판매 증대를 기록했지만 기아차의 라인업은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기아차는 올 하반기 셀토스, 모하비 마스터피스 등 2종의 신차를 투입, 실적 반등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