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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판] 고지의무를 위반한 보험계약은 ‘보험사기’가 될 수도 있다
   

1. 고지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보험금을 수령하면 ‘보험사기’가 될 수 있습니다.

고지의무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이하 보험계약자 측)가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회사에 대하여 중요한 사실을 고지해야 하고 부실의 고지를 하지 않을 의무를 말합니다(상법 제651조). 고지의무는 다른 계약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보험계약만의 특수한 의무로서 ‘사고발생의 가능성’을 ‘위험률’이라는 개념으로 수치화하여 보험료를 산정하는 보험제도의 특성상 보험회사가 알 수 없는 보험계약자 측의 위험에 대해서는 보험계약자 측에서 있는 그대로 보험회사에 알려줄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보험계약자 측이 이를 위반하여 보험회사가 중요하게 보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고지할 경우 보험회사는 그러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이내,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상법 제651조), 보험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이 보험계약자 측에서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고지한 것과 인과관계가 있다면 따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상법 제655조). 고지의무를 위반한 보험계약자 측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패널티’인 셈이지요.

그런데 최근 대법원에서는 고지의무를 위반한 보험계약자에 대하여 단순한 민사상의 불이익이 아닌 형사상 보험사기의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려 보험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되고 있습니다.

# A씨는 1997년경부터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고 있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1999. 12. 3.경 광명시 등지에서 갑(甲)보험회사(이하 보험회사)의 모집인을 통해 보험을 가입하였습니다. 당시 A씨는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개인보험계약에 가입하면서 회사에 알려야 할 사항란의 ‘최근 5년 이내에 아래와 같은 병을 앓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 중 당뇨병과 고혈압 항목에 대하여 마치 질병이 없는 것처럼 ‘아니오’ 부분에 체크를 한 후 이를 진실로 믿은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회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기간이 지난 2002. 12. 6.경부터 고혈압, 대동맹해리, 당뇨로 54일간 입원 치료를 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보험회사로부터 9,610,000원을 수령하는 등 2012. 1. 6.까지 당뇨병과 고혈압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14회에 걸쳐 보험금 118,050,000원을 수령하여 이를 각 편취하였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최근 ‘보험사기’는 하나의 법률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건수도 많고 때로는 남발되는 경향도 보이고 있습니다. 그것이 ‘옳다 그르다’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고서라도 보험소비자들은 보험금 청구 시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병들고 힘들 때를 대비하여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지만, 보험에 가입할 때부터 보험금을 청구할 때까지 그것이 보험계약자로서의 ‘신의성실의무’에 위반하지 않는지 반드시 살펴야 할 것입니다.

 

2. 해외여행 중 사고로 인하여 정신적 상해를 입은 여행객에게 여행업자는 어디까지 배상책임을 져야 할까?

이제 곧 여름휴가철이 돌아옵니다.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분들이라면 참고하실만한 판례입니다.

# A씨는 여행업자인 B주식회사와 해외여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A씨는 해외여행을 하던 중 사고로 인하여 정신적 상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이에 A씨는 여행업자인 B주식회사에 위 사고 발생 이후 지출한 국내 환자 후송비용, 해외에서의 치료와 국내로의 귀환과정 또는 사고의 처리과정에서 추가로 지출한 체류비, 국제전화요금 등의 비용을 여행업자인 B주식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배상청구를 하였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여행객이 해외여행계약에 따라 여행하는 도중 여행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상해를 입은 경우 계약상 여행업자의 여행자에 대한 국내로의 귀환운송의무가 예정되어 있고, 여행자가 입은 상해의 내용과 정도, 치료행위의 필요성과 치료기간은 물론 해외의 의료기술수준이나 의료제도, 치료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언어적 장애 및 의료비용의 문제 등에 비추어 현지에서 당초 예정한 여행기간 내에 치료를 완료하기 어렵거나 계속적, 전문적 치료가 요구되어 사회통념상 여행자가 국내로 귀환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면 그에 따른 범위는 해외여행계약 상 당연히 여행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통상손해의 범위 내에 포함된다며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B주식회사가 A씨가 청구하는 배상금액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를 하셔야 합니다. 가령 B주식회사가 너무나 영세해서 A씨가 비록 승소는 하였지만, B주식회사 명의의 재산이 없어 제대로 집행할 수 없는 경우 말입니다. 이를 대비해 몇몇 보험사들은 여행객들이 해외여행 중 입을 수 있는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해외여행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표준약관에 따르면, 해당 상품은 조난당한 피보험자를 위해 수색구조비용, 2명분의 현지 왕복 교통비를 포함한 항공운임 등 교통비, 현지에 구조하러 간 사람 2명분을 한도로 1명당 14일분 한도의 숙박비, 구조하러 간 사람, 피보험자가 현지에서 지출한 교통비, 통신 등을 10만원 한도로 보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계약은 해외여행계약 시 상품내용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므로,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여행지를 방문하실 예정이라면 꼭 관심을 가지고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니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최우선이기는 하겠지만요.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7.20  20: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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