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회사와 VIP등 전반에 걸쳐 언론의 난타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강력하게 반박 했었는데, 그 이후 로펌과 위기관리 회사 조언을 받아 로우 프로파일 하려 합니다. 근데 로우 프로파일 하는 게 너무 쉽고 단순해 보여서요. 너무 성의 없는 것 아닐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로우 프로파일(low-profile) 전략의 의미는 사전적 의미인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는다’는 개념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해당 상황이 자사에게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경우가 기반이죠. 그에 더해 자사가 이슈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면 할수록 상황은 악화되고, 장기화 될 수 있는 경우 로우 프로파일 전략을 선택합니다.

일반적으로 이슈의 중심에 있는 자사가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면 할수록 해당 이슈는 소멸 또는 완화되어야 하는데 그런 구도가 아닌 경우입니다.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경우이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그에 대한 반박이나 반론이 몇 배 더 불거져 나오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마치 권투경기나 도박판과 같은 환경이 되어 상대가 한마디 하면 우리도 한마디 해야 하는 압력이 가해지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전략적으로 한 발자국 물러나 그런 흐름에 섞여 상황을 계속 악화시킬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자사가 얻는 것이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은 결과만 예상되는 경우 ‘로우 프로파일(low-profile) 하자’하는 전략적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그런데 일선에서 많이 헷갈려 하는 것이 ‘침묵’이나 ‘노코멘트’가 곧 ‘로우 프로파일’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침묵’이나 ‘노코멘트’로 해당 상황을 진정 또는 소멸 시킬 수 있다면,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로우 프로파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침묵’이나 ‘노코멘트’는 더욱 더 이슈를 부정적으로 성장시키고, 단순하게 해결 할 수 있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곤 합니다. 이 경우 침묵이나 노코멘트는 반대로 하이 프로파일(high-profile) 전략이었던 것으로 해석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험한 것이죠.

진정한 로우 프로파일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정해진 메시지와 논리를 반복 강조하기만 하는 것입니다. 침묵하거나 노코멘트 대신 정해진 메시지와 논리를 담담하게 반복하는 것이죠. 물론 기자들은 그 메시지를 수없이 들어 왔던 터라 새롭게 뉴스화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당 기업에서 메시지를 아예 내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비판하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기존 메시지와 논리의 반복 외에 잘못된 정보에 대한 일부 교정 커뮤니케이션도 로우 프로파일 영역입니다. 중요한 팩트 오류에 대해서는 해야 할 말을 제한적으로 하는 것이죠. ‘우리가 언론의 모든 보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전제의 강조입니다.

문제는 이런 로우 프로파일을 일관되게 실행하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메시지와 논리만 반복하고, 불리한 팩트에 대한 교정만 추가 하면서도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는다. 이렇게 약간은 모순적 전략이 로우 프로파일입니다. 그만큼 실행자들도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로우 프로파일은 곧 링에 올라 강한 챔피언과 마주해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가드를 완전히 유지하며 맷집에 의지하는 전략과 같습니다.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 VIP와 위기관리 조직이 강한 정신력으로 하나의 전략적 목적을 일관되게 취할 때만 가능합니다. 숙련된 홍보실 창구가 유효하게 가동되어야 가능합니다. 창구일원화는 기본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실패하는 것이 로우 프로파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