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SNS 플랫폼 페이스북의 수난사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젝트 리브라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했으나 제도권 금융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비판에 나서고 있으며, 개인정보 유출로 천문학적인 벌금도 물게 생겼다. 유럽에서는 디지털 과세안의 공포와 직면했고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은 빈번한 오류에 몸살을 앓고있다.

▲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를 비판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압박수위 올라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가능성에 부정적인 트윗을 남겼다. 그는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다”면서 “규제없는 암호화폐는 불법적인 활동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도 견제하며 "신뢰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브라에 대한 견제는 동시다발적이다. 파월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가 자금세탁의 원흉이 될 수 있다며 “상용화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금세탁은 물론 개인정보보호 및 소비자 보호 등에 있어 문제가 있다”면서 “페이스북이 부작용을 차단할 수 없다면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루노 르메이어 프랑스 재무장관도 리브라 프로젝트의 백서가 발표된 직후 언론을 통해 “기존 화폐의 대체수단이 되면 곤란하다”고 우려를 보였으며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도 보고서를 통해 거대 기술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비판했다. 맥신 워터스 미국 하원 금융위원장은 “페이스북이 의회 및 당국의 제어없이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압박의 수위를 올리기도 했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쉐로드 브라운 의원도 “페이스북이 금융 정보를 가져가면 막강한 힘을 가질 것”이라면서 “이는 불공정 경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좌불안석이다. 페이스북에서 리브라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10일 마이크 크레이포 상원 은행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리브라에 대한 비판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우리 혼자 리브라를 성공시킬 수 없으며, 정부와 규제 모두 필요하다"며 사실상 논의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페이스북에서 리브라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10일 마이크 크레이포 상원 은행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리브라에 대한 비판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우리 혼자 리브라를 성공시킬 수 없으며, 정부와 규제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와 관련된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페이스북을 대상으로 50억달러의 벌금을 매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2016년 영국의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한 사건의 연장선이다. FTC가 승인한 합의안은 미국 법무부로 이관됐으며 원안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정보 문제와 프로젝트 리브라 논란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를 통해 자체 암호화폐를 자사 기축통화로 설정해 새로운 금융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개인정보와 관련된 기본적인 인프라가 부재하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도용 사건을 일으킨 페이스북이 자체 암호화폐 기축통화를 운영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페이스북의 고민이 큰 이유다.

유럽도 심상치않다. 영국 정부가 12일 글로벌 대형 IT 기업을 대상을 디지털 서비스 세금 법안을 공개한 가운데 페이스북도 사정권에 들어왔다. 대상에 포함되면 영국 정부는 이들의 영국 내 디지털 서비스 매출액의 2%에 세금을 부과하며 여기에는 페이스북을 비롯해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프랑스는 내년 1월부터 디지털 과세 법안을 발동할 예정이다. 유럽연합 차원에서 논의되던 디지털 과세 법안이 일부 국가의 반대로 표류하는듯 했으나, 최근 각 국가별로 독자적인 규제를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페이스북을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은 치열한 국지전을 치뤄야 할 부담과 직면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페이스북의 플랫폼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자회사 인스타그램가 다운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5번이나 오류를 일으켰다. 이커머스 플랫폼 및 결제 인프라, 나아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하는 리브라 프로젝트 등 다양하고 민감한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페이스북 소유의 '플랫폼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위기탈출 가능할까?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각지의 견제는 역설적으로 페이스북의 인프라가 그 만큼 탄탄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런 이유로 페이스북이 자체 인프라를 더욱 고도화시켜 위기를 넘어선다면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세금 등의 문제는 전향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축에 속한다. 또 유럽의 견제는 페이스북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기에 큰 틀에서 무리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잦은 플랫폼 오류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거대 플랫폼의 안정성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이어질 경우 큰 문제로 비화될 조짐은 없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