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6차 GHKOL 의료해외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김선중 루트로닉 기업전략팀 부장이 국내 의료기관의 중국 진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국내 의료기관의 중국 성공은 절반 이상이 어떤 파트너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김선중 루트로닉 기업전략팀 부장은 12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6차 GHKOL 의료해외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국내 의료기관의 중국 진출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김 부장은 국내 의료기관이 중국에 진출할 때 크게 4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기단계에서의 중국진출 준비 ▲파트너 발굴 및 진출도시 선정 ▲계약 협상 및 사업타당성 분석 ▲법인 설립 및 의료기관 개원 등이다.

먼저 1단계는 중국진출을 검토하는 초기단계로 명확한 목적을 세워야 한다는 게 김 부장의 주장이다. 그는 "가장 먼저 왜 중국에 진출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익 창출이 목적인지, 아니면 브랜드 홍보나 현지 거점 확보가 목적인지 등에 대해 정의하고 이를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진출 목적과 더불어 구체적인 방식과 현지 조사도 요구된다. 섣불리 접근했다가 쓴맛을 본 의료기관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중국의 도시별 특성과 의료시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출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현지 법규 및 절차를 이해하기 위한 스터디와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이나 중국의료사업 전문가를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1단계를 지나 2단계에서는 가장 중요한 중국 현지 파트너 발굴에 나서게 된다. 중국에서는 외자가 의료기관을 독자로 운영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이 불법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인의 명의를 빌려서 독자로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도 있지만 엄연한 불법행위다. 따라서 국내 의료기관이 가장 합법적으로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합자(합작)뿐이다.

이와 관련해 김 부장은 "어떤 파트너와 합자로 병원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 중국 성공의 50% 이상을 좌우한다"면서 "좋은 파트너를 어떻게 찾고 평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파트너는 없다. 때문에 우리 병원에 맞는 조건을 고민하고 취사선택하는 수밖에 없다"며 "비용 부담은 있지만 에이전시를 활용해 조건에 해당하는 파트너를 찾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렵게 찾은 현지 파트너에 대한 검증과 사전 조사는 필수적이다. 김 부장은 "현지 파트너가 신뢰할만한 기업인지,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사업영역이나 규모를 보았을 때 시너지효과가 날만한지 등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전 조사를 통해 파트너 검증을 모두 끝마치면 파트너와 계약 조건을 교환하고 협상에 나선다. 협상 과정에서 파트너와 상이한 조건을 조율하고 사업타당성을 분석해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한다. 계약 체결까지 끝나면 계약서 내용에 따라 법인을 설립하고 병원 세팅과 운영 등을 수행하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게 된다.

김 부장은 "이전 단계를 아무리 잘했다고 해도 마지막 단계를 못하면 소용없다"면서 "실제로 병원 세팅과 운영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중국은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시장이지만 파트너와 신뢰관계가 깨지고 서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파트너와 신뢰를 바탕으로 얼마나 협업하고 생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