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KFC가 ‘1인 1닭’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가격 부담을 낮추고 양호한 품질을 구현한 제품 ‘소이크리스피 버켓주니어’를 먹어봤다. 맛도 기대되지만 특수 매장을 제외한 모든 점포에서 하루 30개 한정 판매하고 있는 점에서 희소가치도 느껴졌기 때문이다.

▲ 서울 종로구 한 KFC 매장 출입구에 부착된 신제품 홍보 포스터.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갓 튀긴 제품을 맛보기 위해 매장 오픈 시각인 오전 10시 정각에 서울 종로구 한 KFC 지점을 찾았다. 이날 매장에 세 번째 손님으로 방문했지만 소이크리스피 버켓주니어 제품은 처음 구매했다.

시간이 지나 카운터에서 받아든 제품의 양은 생각보다 많다. 지름 20㎝, 높이 10㎝ 정도 되는 원형 종이 버켓에 담겨진 치킨 조각들은 텁텁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연한 베이지색의 튀김옷으로 덮혀 있다. 부위별 크기는 다른 브랜드에서 시켜먹는 후라이드 치킨과 비슷하다.

맛과 식감이 만족스럽다. 튀김옷에는 KFC가 소개한 간장 소스 맛이라기 보단 그저 짭짤한 정도지만 느끼함을 잘 상쇄한다. 최근 먹어본 닭껍질튀김보단 쫄깃함과 바삭함이 모두 덜하지만 기분 좋게 먹을 만하다.

▲ 버켓주니어 조각은 튀김옷과 속살이 잘 달라붙어 있어 식감을 잘 구현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속살에도 후추 맛과 짭쪼름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함께 배여 튀김옷의 맛과 조화를 이룬다. 또 마음에 드는 부분은 치킨 조각을 뜯을 때 튀김옷이 속살로부터 쉽게 분리되지 않는 점이다. 뼈를 덮은 부위에서는 잘 떨어져 나오지만 속살과는 잘 달라붙어 먹기 편하고 향미도 더욱 잘 느껴진다.

다만 네번째 조각부터는 음식 간이 입 안에 감도는 기름 맛을 상쇄하지 못했다. 스프라이트를 처음부터 곁들여 먹었지만 탄산음료의 청량함이 물리는 느낌을 해소해주는 데 한계가 있다.

양도 처음 생각했던 대로 혼자서 한번에 해치우기엔 너무 많다. 성인 남성 일행 1명과 함께 먹었는데도 결국 둘 다 배가 불러 더 먹지 못하고 두 조각을 남겼다. 양념 소스나 칠리 소스 등을 찍어먹으면 더 많이 먹을 수 있었을까 떠올렸지만 그냥 먹기에도 간이 이미 충분히 돼 소스와 함께 먹을 경우 너무 짜서 오히려 못 먹을 듯싶다. 이날 일행이 먹은 치킨의 양으로 추측해보니 혼자서는 반마리 정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 버켓주니어 제품을 트레이에 늘어놓은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매장 직원에게 양이 좀 많은 것 같다고 했더니 기존 크리스피 치킨 한 마리를 담아주는 버켓을 보여주며 “기존 한마리 양은 버켓주니어 상품보다 쓰인 생닭의 크기가 더 커 양도 더 많다”며 “버켓주니어를 만드는데 들어간 닭고기의 크기가 이보다 작긴 하지만 사실상 1.5인분에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소이크리스피 버켓주니어는 기존 한 마리 제품이나 다른 브랜드에서 배달해 먹을 수 있는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맛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1인 1닭을 간단히 달성하기엔 무리다. 소비자의 식성이나 취향에 따라 개인차는 있겠지만 막 조리된 제품을 남기지 않고 한번에 먹어치울 수 있을지 여부로 따지면 기존 제품과 차별성이 없다. 닭고기 양을 지금보다 더 줄여 제품 용량을 축소시키고 이에 따라 가격도 더 낮춘다면 고객들이 더 자주 이용하는 메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