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019 연례 경제보고서’(Annual Economic Report)를 발표하고, 무역긴장, 주요 신흥국들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 높은 기업부채 등을 향후 글로벌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꼽았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통화정책은 근본적인 성장엔진이 될 수 없다며 각국 정부의 구조개혁과 재정건전성 정책의 역할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지난 해 글로벌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었지만, 성장 모멘텀은 잃었다고 분석했다.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세계 경제성장률은 3.7%였지만, 주요 지표가 당초 민간기관과 각국 정부에서 예상했던 수준을 밑돌았고, 미국발 무역긴장이 고조되며 하반기 말에 글로벌 무역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성장률이 2017년 2.2%에서 2018년 2.9%로 뛰어올랐지만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감세정책 등에 따른 경기확장 여파이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일본, 대부분의 신흥시장에서는 성장세 둔화가 확연했다. 유로존의 성장률은 1.8%로 당초 전망치를 훨씬 밑돌았고, 일본 역시 수출 감소, 자연재해 여파로 0.7% 성장에 그쳤다. 여기에 미국발 무역긴장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올해 성장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BIS는 "지난 12개월간 글로벌 경제는 둔화됐다"며 "무역 성장세는 상당히 꺾였고 금융시장도 급강하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점진적 긴축정책을 보류했다"고 진단했다. 

BIS는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각국의 정책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경기회복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특히 제로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 정책은 다음 경기 하강기 때 중앙은행의 대응 여지를 제한하는데다, 오히려 은행의 부진한 수익성으로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BIS는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균형 잡힌 정책 혼합이 우선이라고도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 유일한 방법은 구조개혁을 위한 노력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재정체계 내에서 공공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재원을 투입하고, 재정지출과 과세제도를 좀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국제결제은행(BIS)이 '2019 연례 경제보고서’를 발표하고 각국 정부의 구조개혁과 재정건전성 정책의 역할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출처= BIS

[美·中]
■ 전문가들 "미중 무역협상, 언제든 재악화될 수 있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무역분쟁 재휴전에 합의했지만, 전문가들은 언제든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윤선 스팀슨센터 동아시아 중국담당국장 발언을 인용, "표면적으로는 상황이 좀 더 부드러워 보이겠지만, 실무급에서의 의견충돌과 갈등이 매 순간 필연적으로 분출되며 관계를 다시 안 좋은 상황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지적.

- 스인훙 런민대 국제관계학교 교수도 "중국과 미국은 좋은 거래가 무엇인지에 대해 거의 상반된 관점을 갖고 있다"며 두 정상이 무역협상 핵심 의제에 관한 근본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한 만큼 시각차가 여전하다고 지적.

- 워싱턴의 글로벌안보분석연구소(AGS) 갈 루프트 공동소장도 “이번 회담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개인적 관계를 지키는 데 목적을 둔 현상유지성 회담(maintenance meeting)"이라며 "(양측은) 문제를 뒤로 미루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

- 루프트 소장은 또 "(미국에는) 매파와 슈퍼 매파를 위한 공간밖에 없다. 중도파들은 침묵하거나 도시에서 쫓겨났다"며 "반중 열기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중도적 목소리는 더 이상 용인되지 않는다"고 일침.

[미국]
■ 커들로 美 NEC 위원장 "화웨이, 여전히 블랙리스트 기업"

-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화웨이의 미국 제품 구매를 허용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휴전의 일부"라고 말해.

- 커들로 위원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가 사라진 게 아니라며, 대신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한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제품을 팔 수 있도록 더 많은 라이선스를 발급할 예정이라고 밝혀.

- 그는 이어 "대통령의 언급은 일반적인 사면이 아니다. 화웨이는 이른바 '거래제한' 목록에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해.

-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 협상을 재개했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시 주석의 요청에 따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우리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락하기로 했다"고 밝혀.

- 앞서 지난 5월 16일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려. 이에 따라 미국 기업 및 미국 부품이나 기술을 25% 이상 사용한 외국 기업은 화웨이와 거래 시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해.

■ 美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日 '국제전기’ 인수

-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가 일본 장비업체인 고쿠사이 일렉트릭(國際電氣)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

- AMAT는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자동차와 산업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고급 반도체 장비 개발을 위해 고쿠사이 인수에 나섰으며, 인수 예정 금액은 2500억엔(2조 6700억원)으로 알려져.

- 고쿠사이는 히타치국제전기에서 분사한 반도체 장비업체로 2017년 미국 펀드인 KKR이 히타치제작소로부터 인수. AMAT는 올해 안에 KKR에서 고쿠사이 주식 전량을 취득할 계획이라고.

- AMAT는 웨이퍼에 전기회로의 기본 막을 만드는 성막(成膜)장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고쿠사이를 사들여 시장 점유율을 18%대에서 2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방침.

- 니혼게이자이는 “‘제조 2025’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중국이 반도체 및 장비 제조업체 육성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AMAT가 고쿠사이 인수를 결정한 것이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한 측면도 있다”고 전하기도.

▲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일본 장비업체인 고쿠사이 일렉트릭(國際電氣)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출처= 니혼게이자이 캡처

[중국]
■ 中 언론 "日, 美에 배웠나?" 韓 수출규제 비난

- 중국 매체들이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경제제재 조치를 단행했다고 발빠르게 보도.

-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대한(對韓)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면서 “일본이 미국에서 배워 무역 제재 놀이를 하리라 생각치 못했다”고 비아냥.

- 환구시보는 이 부품은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필요한 것이라면서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을 인용해 한국이 계속해서 일본에 2차 대전 당시 징용 배상을 요구하고 있어 일본이 무역 제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다른 중국 매체들도 해당 기사를 속보로 보도. 중국 인민망은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재료의 수출을 제한했다면서 한일 대립 관계가 더욱 악화할 전망이라고 전해.

- 소호닷컴은 한국과 일본 정상이 지난 28~29일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양자 회담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양국 관계의 악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보도.

■ 中 제조업 다시 '빨간불'

- 미·중 정상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중국 제조업 경기가 다시 위축 국면에 진입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 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의 6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4를 기록해 기준점 50 밑으로 내려갔다고 보도.

- 6월 제조업 PMI 49.4 기록은 5월 50.2 보다 낮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이 제시한 예상치 50.1에도 못 미치며 지난 1월 이후 최저치.

-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6월 공식 제조업 PMI도 49.4를 기록해 기준점에 미치지 못해. 공식 제조업 PMI는 지난 2월 49.2를 기록하며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3월과 4월에 확장세를 보였으나 5월부터는 다시 위축국면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

-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이코노미스트는 "6월 제조업 PMI가 기준점 밑으로 내려간 것은 1분기 말, 그리고 2분기 초에 나타났던 경제 안정성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미국의 관세와 세계 경제 냉각으로 중국 경제의 둔화국면 진입이 임박한 징후”라고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