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다 피차이 구글 CEO는 그가 구글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이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 대해 귀 기울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출처= Inc.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구글의 선다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컴퓨터나 인터넷을 말할 것도 없고 전화조차 잘 안되는 인도의 시골 마을 첸나이(Chennai)에서 자랐다. 그러나 그런 환경에서 자란 것이 그가 기술이라는 게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피차이 가족은 전화를 신청하고 받는 데까지 5년을 기다렸다. 피차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화가 나오자 이웃들이 전화를 걸기 위해 자기 집으로 모여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집 전화는 동네 공용 전화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도시에 나가 있는 자녀들에게 전화하기 위해 우리 집으로 오곤 했지요. 그 때부터 기술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가 미국으로 건너가 장학금을 받고 스탠포드 대학에서 진학할 때까지도 그는 자신의 전용 컴퓨터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그 다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스탠포드에서 공학석사 학위를 받았고 나중에 펜실베니아 대학의 와튼 스쿨에서 MBA를 받았다.

피차이는 구글에 입사하기 전에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pplied Materials)와 맥킨지(McKinsey)에서 일했다. 2004년 구글에 와서 그는 크롬(Chrome) 개발, 제품 책임자(product chief),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팀장 등 여러 역할을 거친 후 2015년에 CEO가 되었다.

아메리칸 드림이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도 미국을 '기회의 나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야 하지요."

아메리칸 드림이 살아 있다는 것은 이민자들도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피차이는 의회에 출석해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진 이민자들을 옹호하며 그런 드리머(Dreamer)들을 보호해줄 것을 주장했다.

"기술산업을 보면, 모든 주요 기업들이 이민자들에 의해 설립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술 리더십은 최고의 컴퓨터 과학자와 AI 연구원들을 얼마나 많이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계속 그렇게 해야 합니다.”

피차이는 "구글의 CEO가 된 것은 일생 일대의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요청한 것이 아니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그에게 접근해 CEO 자리를 제의했을 때 놀랐다고 말했다.

구글의 CEO가 된 피차이는 사용자 개인 정보, 회사 내 성 차별과 (인종의) 다양성 문제, 직원들의 총파업 등, 몇 가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그는 또 의회에 출석해 구글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대해 증언했고, 어쩌면 미 당국의 반독점 조사에 직면할 수도 있다.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것을 감안하면, CEO는 최고윤리책임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그것이 내 임무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리가 회사의 모든 계층에서 윤리가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해 점점 더 관심을 가지면서, 구글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최소한으로 제공하고 자신의 데이터를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피차이는 말했다. 예를 들어, 회사는 최근 사용자들이 위치 기록과 웹 검색 활동을 자동 삭제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용자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었습니다.”

▲ 부모님과 함께 찍은 어린시절의 피차이.     출처= StarsUnfolded

피차이는 또 회사 내의 도전에도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구글 직원들은 회사의 직장 문화가 성희롱과 차별을 외면하고 있다며 그에 항의하는 파업을 벌였다.

피차이는 직원들의 파업이 구글을 더 나은 회사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직원들을 올바르게 이해시키지 못했을 때 직원들이 분명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무엇인가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다음 더 나은 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좋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회사가 내린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는 결과적으로 강제 중재 요건을 끝낸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파업 조직원들은 회사로부터 보복을 당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결국 주동자 중 한 명이 이달 초에 구글을 떠났다.

"규모가 큰 회사의 경영에서 회사의 보복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조직의 각 단계에서 보복이 없도록 철저히 감독할 것입니다.”

그는 또 여성들도 직장에서 ‘매우 포괄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여성들의 경력 개발에 투자하고 그들의 업무 경험을 시종일관 지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구글은 회사에서, 특히 고위 간부직에서 여성의 수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가장 최근의 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에서 여성은 전체 인원의 33% 수준에 머물고 있고, 간부직에서는 그 비율이 4분의 1에 불과하다.  

2017년에 구글의 직원이었던 제임스 다모어는 구글의 다양성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피차이는 다모어의 글 중 "여성이 단지 생물학적 이유로 기술 분야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목을 비판한 적이 있다. 다모어와 또 다른 전직 한 엔지니어는 구글을 성 차별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피차이는 그가 구글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 대해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서만 내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외부의 관점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개발하는 제품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배우고 더 노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