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Blue, 72.7×120㎝ Acrylic on Canvas, 2010

이것은 서경자 작가의 독특한 화면형성수법과 관련되어 있다. 즉 농밀한 바탕은 물감에 의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젯소의 바탕작업에 의해 얻어진 것으로 작가는 바탕의 정지작업을 위해 무려 10회에서 20회 가까이 밑칠을 한다.

혹자는 한번이면 충분할 것을 많게는 스무 회나 반복하는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이것은 같은 화면이더라도 바탕을 옥토로 가꾸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만일 땅이 비옥하지 않다면 그해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듯이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바탕을 비옥하게 가꾼 뒤에야 작가가 의도한대로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기포를 없애는 일은 물론이고 바탕을 탱탱하게 함으로써 작품은 더 윤택하게 만든다. 특히나 그의 작업에서 바탕이 중시되는 것은 흰색을 남기는 그의 작업특성과 직결되어 있다.

 

서경자(서양화가 서경자,SUH KYUNG JA,서경자 작가,여류중견작가 서경자,서경자 화백,ARTIST SUH KYUNG JA,徐敬子 作家,画家 徐敬子)의 작품은 발광체에 가까운 형형한 색이 남아있다.

이것은 우연적으로 남긴 것이 아니라 주도면밀하게 의도되고 계획된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 흰색은 작품이 다 될 무렵 화룡정점 식으로 하이라이트를 찍지만 그의 경우는 정반대다.

최초의 바탕색이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바탕색이 그에게는 조형적으로나 의미론적으로 가장 핵심적이기 때문이다.

△서성록(안동대 미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