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KCC의 모멘티브 인수에 따른 차입부담 등을 선제 반영해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림산업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1단계 올렸다.

27일 한국신용평가는 KCC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대규모 M&A 등으로 재무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KCC는 지난 5월 SJL 펀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를 인수했다. 인수가액 총 3조6000억원 중 KCC 컨소시엄 출자액은 약 6000억원에 이른다.

모멘티브 실리콘 사업 부문 KCC 종속회사로 편입 될 예정이다. 한신평은 출자액 및 모멘티브 차입금 규모 등을 고려하면 KCC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약 2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KCC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7587억원이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모멘티브 실리콘 사업 편입으로 순차입금/EBITDA 지표 저하가 불가피하다”면서 “기존 사업추세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영업현금흐름 통한 재무부담 완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한신평은 모멘티브 인수로 사업 다각화 수준이 제고될 것으로 봤지만, 동시에 사업 변동성 높은 실리콘 사업 비중 확대가 사업안정성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봤다.

박소영 수석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화학사와의 경쟁에 노출된 실리콘 사업 비중 확대는 사업안정성 부담요인”이라며 “저성장 기조에 따라 사업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사업안정은 과거 대비 저하된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전방 수요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건자재 사업 전반 매출과 수익성이 저하된 점도 신용등급 재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박소영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주요 제품 단가 하락으로 건자재 부문 역성장하고 유가상승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으로 도료 부문 수익성 추가 저하됐다”라며 “중기적으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안정적 복귀 트리거로 ▲재무부담 축소 ▲EBITDA/매출액 지표 12%이상 ▲순차입금/EBITDA 지표 3배 이하 등을 제시했다.

한신평은 올해 KCC의 EBITDA/매출액은 12.6% 기록할 것이며, 순차입금/EBITDA는 3.6배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 KCC 순차입금/EBITDA 추이 및 전망. 출처=한국신용평가

나신평, 대림산업 장·단기신용등급 상향

나이스신용평가는 대림산업 장기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했고, 단기 신용등급도 A2+에서 A1로 1노치 올렸다.

중단기적으로 EBIT창출력이 우수한 수준 유지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대림산업 EBIT마진율은 12.1%에 이르며, 건설부문 마진율도 8.9% 기록하고 있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진행 프로젝트 분양실적에 기반한 주택부문 원가율 고려할 때 절대적 수준의 EBIT마진율은 중단기적으로 우수한 수준 지속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차입금 감축에 따른 재무안정성 개선도 신용등급 상향에 영향을 미쳤다. 대림산업의 올해 1분기 순차입금은 마이너스(-)1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순차입금은 7971억원이었다.

김가영 수석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총계 6조2000억원에 이르는 풍부한 자본완충력, 3조2000억원의 유형자산 및 투자부동산 등을 활용한 대체자금 조달력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안정적 재무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