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성향을 타깃으로 한 기업들의 마케팅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대표 기업들도 밀레니얼 마케팅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밀레니얼이 ‘개성’, ‘나만의 공간‘을 중시하는 특징을 잘 포착한 가전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팔도는 젊은 세대들의 언어유희를 활용한 제품 마케팅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SK이노베이션은 윤리와 환경을 중시하면서 제품을 제작하는 회사를 후원 중이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더 세로’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6월 4일 삼성전자의 가전 전략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집 냉장고 사진을 보여줬다. 김 사장 집 주방에 설치된 냉장고를 보여준 이유는 ‘맞춤형 가전’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맞춤형 가전 전략인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번째 제품이다. 비스포크는 맞춤형 양복이나 주문 제작을 뜻하는 말이다.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 타입, 소재, 색상 등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개성을 드러낼수 있는 자신만의 제품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정조준한 제품이다. 9개 색상, 8개 타입의 냉장고, 3가지의 도어 패널, 여러 작가의 디자인 등을 조합해 2만 2000개의 개성있는 냉장고를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치 레고처럼 제작할 수 있다.

김 사장은 프로젝트 프리즘의 탄생 배경 중 하나로 밀레니얼 세대를 강조했다. 그는 “생활의 가치, 공간에 대한 개념, 문화가 섞여 있는 밀레니얼 세대만의 트렌드가 있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경험, 공유의 3가지 키워드”라면서 “나를 위하며 내가 중심이 된 경험이 가치가 있다면 공유하는 것이 현재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29일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로(The Sero)도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만든 제품이다. 이 TV는 주거 공간에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자 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TV로 세로 방향의 스크린이 기본 컨셉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밀레니얼 세대는 시장서 주목하고 있는 소비력을 지닌 세대”라면서 “과거 X세대, 베이비부머 세대 등을 신경 썼던 것처럼 현재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제품, 서비스를 많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오브제, 코드제로 A9 블라썸 핑크

LG전자도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군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말 선보인 ‘LG 오브제’는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으로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감)을 중요시한 제품이다.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신개념 융복합 가전으로 냉장고, 가습 공기청정기, 오디오, TV의 4개 제품군으로 이뤄져 있다. 나만의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작은 프리미엄 가전을 표방했다. 

LG전자가 지난 5월 선보인 코드제로 A9 블라썸 핑크(Blossom Pink)도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제품이다. LG전자는 블라썸 핑크색을 추가한 이유에 대해 “블라썸 핑크는 기존 청소기 시장서는 보기 어려운 색상이지만 코드제로 A9의 주요 시장인 한국, 호주, 대만 등의 젊은층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색상이라 추가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블라썸 핑크 모델을 출시하면서 유방암 환자를 돕는 ‘핑크리본’ 캠페인에 동참한것도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특징인 ‘사회적 가치기반 소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팔도의 ‘괄도네넴띤’

괄도네넴띤은 팔도의 팔도비빔면을 ‘야민정음’형태로 바꿔서 쓴 이름이자 한정판 신제품이다. 팔도가 올해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였다. 야민정음은 한글 자음과 모음을 비슷한 다른 모양의 음절로 바꿔 표현하는 방식이다. 국내 야구갤러리와 훈민정음의 혼성어로 2015년부터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에서 유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도비빔면을 ‘괄도네넴띤’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10대와 20대 초반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대표적인 야민정음으로는 댕댕이(멍멍이), 띵작(명작), 커엽다(귀엽다) 등이 있다.

10대와 20대 초반 세대와 특정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던 야민정음은 30대 직장인들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하나의 언어가 됐다. 그리고 팔도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괄도네넴띤 개발에 참여한 한창민 팔도 마케팅부문 면BM 팀장은 “회사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20대 지인 2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해 찬성률 90%로 괄도네넴띤 디자인을 확정 했다”면서 “고정된 디자인의 틀을 깨고 과감한 디자인을 선택해 10~20대의 젊은 감성을 잘 건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는 ‘모어댄’

모어댄은 SK이노베이션이 2016년 창업자금 1억원을 지원한 회사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모어댄에 마케팅 관련 조언을 하고, 홍보활동 일부를 진행중이다.

이 회사는 자동차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가죽 등을 활용해 가방, 지갑 등의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을 통해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든다. 대표 제품은 백팩 브랜드 컨티뉴(CONTINEW)다. 이 브랜드는 글로벌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도 구매해 사용하는 것으로도 입소문이 났다.

모어댄은 지난해 제주공항 면세점에도 입점했다. 입점 후 8개월만에 매출도 3배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사회적 기업 노하우도 발표했다. 최이현 모어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기술 혁신과 달리 사회적 혁신은 그 가치가 선순환되면서 더 많은 가치가 창출된다”면서 “모어댄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