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한국선주협회가 중·소형 선사들의 IMO2020 규제 대응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총알칼리가(TBN) 높은 저유황유 사용 시에 피스톤링 및 실린더라이너에 스커핑 현상(내벽 긁힘 현상)이 유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 등이 발표됐다.

25일 한국선주협회와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5층 컨퍼런스홀 A에서 ‘제10회 마리타임 코리아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 25일 한국선주협회와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가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5층 컨퍼런스홀 A에서 개최한 ‘제10회 마리타임 코리아 포럼’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선주협회

포럼은 부산에 있는 중·소형 선사와 선박관리사를 대상으로 개최됐다. 총 2개 주제로 분할 구성됐으며, 각 주제별로 3명의 업계 전문가가 발표를 맡았다.

“황 함유량에 따른 적정 엔진 윤활유”라는 주제의 발표를 맡은 남정길 목포해양대학교 기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저유황유 사용시에 총알칼리를 고려하지 않으면 실린더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정길 교수는 “대형 디젤기관의 경우 정상운전시의 윤활유는 SAE50의 점도와 적정한 총알칼 리가(TBN)을 갖는 윤활유를 사용해야하며 TBN 값은 연료유에 포함된 유황성분에 따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정길 교수는 “유황성분이 0.5% 미만인 연료유 중 총알칼리가(TBN)가 높은 윤활유를 사용해 10시간 이상 운항할 경우 피스톤링 및 실린더라이너에 스커핑 현상(실린더 내벽 긁힘 현상)이 유발될 수 있으며 특히 피스톤에 새로운 링을 장착할 때 더욱 심하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남 교수는 “저유황 연료유 사용시 TBN 40의 윤활유 사용을 검토해야 한다”라며 “연료유에 포함된 촉매 미립자(Catalyst fines)에 대해 연료유 계통에 필터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남정길 교수 외의 업계 전문가들도 IMO2020 규제 대응에 대한 건설적인 발표를 진행했다.

‘선박연료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의 발표를 진행한 조권회 한국해양대학교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는 초저유황연료유 제조 공정과 디젤엔진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 등을 언급했다.

조권회 교수는 “초저유황연료유 디젤엔진 사용 시 연료소비량 증가, 미립자 형성 증가, 윤활유와의 부적합, 미생물 성장, 금속과의 부적합, 윤활성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권회 교수는 “초저유황연료유 사용할 경우 연료유 교환 시 펌프 고착이 발생될 수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MGO쿨러 도입 외에도 윤활성 향상 첨가제 투여, 바이오 디젤유 혼유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권회 교수는 황산화물 규제 대응으로 언급되는 스크러버 사용, 저유황유 이용,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건조 등에 대한 장단점을 언급했다.

조권회 교수는 “저유황유 사용은 가장 쉽지만 비용이 고유황유 대비 50% 이상 비싸 선사에 부담이 되며 스크러버는 지속 사용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투자비와 설치기간 등이 문제가 된다”라고도 설명했다.

나아가 조권회 교수는 “LNG연료선박은 가장 친환경적이지만 연료저장탱크 등 선가의 20~30%에 달하는 막대한 설비 투자가 소요되며 LNG충전설비 부족, 예측이 어려운 LNG가격변동성, 메탄가스 배출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 ‘제10회 마리타임 코리아 포럼’ 진행 모습. 사진=한국선주협회

‘국제 황산화물 규제 대응을 위한 준비현황’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진행한 김진희 한국선급 책임연구원은 “2020년 이후 사용하게 될 신(新) 연료유 품질문제에 대해 국제규제와 품질기준의 포용력이 부족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진희 책임연구원은 “연료유 품질 관련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구매자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대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도 덧붙였다.

‘해운업계의 선박 환경규제’라는 주제의 발표를 이끈 류영수 현대해양서비스(현대상선 자회사) 부장은 IMO2020 규제에 대한 해운업계 대응방안 검토 및 현대상선(HMM)을 포함한 글로벌 해운사의 대응 동향 등을 소개했다.

류영수 부장 발표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세계 선대 중 스크러버 기 설치 및 설치예정 선박은 전체의 14.8%인 844척이며, LNG추진선은 약 0.7%인 38척에 그친다.

류영수 부장은 “스크러버 장착 및 장착예정 선박은 지속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면 LNG추진선 증가세는 매우 느린 상태 유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류영수 부장은 국내 중·소형 해운선사들이 검토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등을 제언했다.

그 외에도 한승하 파나시아 차장이 “기자재 업·단체의 현황 및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진행했고 허윤 대우조선해양 부장도 “조선업계의 현황 및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가 끝나고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남권길 목포해양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패널로는 김명수 포스에스엠 전무, 황태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장, 강명구 바르질라 코리아 부장, 김민규 KMC 책임연구원이 참여했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2020 황산화물 규제 에 앞서 차질없는 저유황유 공급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정부 및 정유업계에 관련 내용을 지속 요청하고 있다”면서 “저유황유 유가 전망이 불확실하고, 저유황유 품질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어 남은기간 동안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