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올해 5G 상용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5G 패권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국내 5G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차별화된 플랫폼 서비스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5G, 수퍼컴 제재"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미국은 중국의 기술굴기를 꺾으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 한편, 중국의 5G 선봉장 화웨이의 예봉을 꺾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행정명령을 통해 자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를 막는 등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고 있다.

G20 회의를 기점으로 미중 두 정상의 정상회담이 예고되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자국에서 사용되는 5G 장비는 중국 밖이나 미국 내에서 생산되고 디자인되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버 안보 위협을 막기 위해 믿을 수 있는 장비만 쓰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 중 중국의 화웨이는 당연히 자국을 중심으로 제조 거점을 가지고 있으며, 노키아와 에릭슨도 각각 10%, 45%의 물량을 중국에서 제조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현실이 될 경우 이들은 미국에서 사업하기 위해 제조 거점의 상당부분을 중국 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

화웨이의 손발을 묶으며 중국 기술굴기를 꺾는 한편, 중국이 가진 서플라이 체인의 역할도 틀어막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미국은 내친김에 중국 수퍼컴도 정조준했다. 미국 상무부는 22일 화웨이에 이어 중국 수퍼컴 생산 업체와 연구소 5곳을 거래 제한 명단에 올렸다. 5G는 물론 수퍼컴 경쟁에서도 중국의 기술굴기를 꺾는다는 의지다.

▲ 5G 자율주행버스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5G 가입자 올해 1000만명..국내는 300만명"
미중 무역전쟁이 기술분쟁으로 확전되며 5G를 둘러싼 두 수퍼파워의 격돌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5G 경쟁력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 10일 100만명을 돌파했다. 통신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5G 단말기, 즉 스마트폰의 보급이 빠르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재 5G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와 LG전자의 LG V50 씽큐가 전부지만 8월부터는 갤럭시폴드, 갤럭시노트10 등이 새롭게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5G 스마트폰 선택지가 다양해지면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올해 5G 가입자가 글로벌 기준 1000만명, 국내는 3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병성 에릭슨LG 수석 네트워크 컨설턴트는 24일 "지금 속도라면 연말까지 300만명이 국내에서 5G에 가입할 것"이라면서 "초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우 도시를 중심으로 5G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으나 한국은 '부족하지만' 전방위적 5G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한국이 초반 5G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에서 5G 부문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배경이다.

흐름도 좋다. 에릭슨 모빌리티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2024년까지 연평균 30%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2024년에는 5G가 전체 트래픽의 35%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 등 '큰 손'들이 속속 5G 장비 전환에 나서면 국내 5G 경쟁력도 주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지국 부족으로 5G 커버리지가 예상보다 느리게 확장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실내 수신환경 개선 등 산적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