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한국 주력 산업의 수출 부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KIET)이 24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주력 13대 산업의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7.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 2019년 하반기 주력산업 수출 증가율 전망. 출처=산업연구원

산업연구원은 “IT산업과 소재산업의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수출 감소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글로벌 성장세 둔화 지속, 미중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반도체 가격 및 수출단가 약세 지속,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감소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13대 주력 산업군을 기계산업군(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소재산업군(철강, 정유, 석유화학, 섬유), IT산업군(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가전, 2차전지), 음식료군의4개의 산업군으로 분류했다.

산업군별 2019년 하반기 수출 전망은?

기계산업군의 올해 하반기 수출은 자동차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하반기 자동차 수출은 SUV, 친환경차 수출이 늘면서 단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수요 감소와 외자계 업체의 수출용 위탁생산물량 계약이 완료돼 전년 동기대비 0.9%로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에 대해 연구원은 “2017~2018년 수주한 다수의 가스 운반선과 MSC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0.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반기계는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 제조업 및 건설 부문의 투자가 확대돼 수출 증가가 기대되나, 글로벌 경기 부진 및 미․중 통상분쟁 영향으로 1.7% 증가가 예상됐다.

▲ 2019년 하반기 산업전망 기상도. 출처=산업연구원

소재산업군에서는 국제유가의 소폭 하락으로 인한 수출단가 상승이 제한적이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 상반기 6.2% 감소에서 하반기 4.6% 감소로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철강은 동남아시아의 자국 생산능력이 확대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수출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국제 철강가격(열연 가격 기준)이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3.5% 감소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유는 글로벌 수요는 둔화하지만, 주요 경쟁국의 대규모 정제설비 가동으로 공급이 확대돼 경쟁이 심화되고 수출단가 상승이 어려워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4.4% 감소가 예상됐다.

석유화학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중국의 수입수요가 감소하고, 중국의 관세인상으로 미국산 제품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경쟁이 심화되어 전년 동기비 수출이 5.8%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섬유는 글로벌 섬유 수요 부진과 수출단가 인상 제약으로 전년 동기비 3.1% 감소가 전망됐다.

IT산업군의 수출 하락은 타 산업군에 비해 유독 크게 예상됐다. 연구원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단가 하락이 지속돼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비 15.7% 감소가 전망된다”면서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 단가가 하반기에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21.3% 감소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어 “하반기 정보통신기기 수출은 해외생산 확대로 감소세가 지속되지만 세계 5G 시장 확대, 신규 5G폰 출시 및 SSD 단가 안정화 등에 힘입어 상반기보다 부진폭이 완화되면서 전년 동기대비 7% 감소가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중국의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서 추가적인 단가 하락이 예상되고, LCD의 수출부진이 지속되어 7.4% 감소가 전망됐다.

가전 수출은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확산 및 제품의 프리미엄화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성장 부진, 미국 세이프가드로 인한 세탁기 수출감소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상반기 대비 부진한 10.9% 감소가 예상됐다.

2차전지는 수출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하반기 2차전지 수출은 중형 이차전지 세계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11.8% 확대돼 상반기의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주요 거시경제 지표. 출처=산업연구원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2.4% 전망

산업연구원은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여부, 중국경제 성장ㅇ세, 글로벌 긴축기조 완화 가능성, 유가 및 환율 등 국제가격지표 변동성 확대 여부, 국내적으로는 주요 업종들의 수출여건 개선 여부 및 반도체 경기, 소비심리 개선, 추경 조기 집행 여부 등이 경제 성장률의 주요 변수”라고 설명했다.

소비와 투자에 대해 연구원은 “소비는 정부의 가계소득 안정대책 등에도 불구하고 고령층 중심 고용 증대와 소비심리 약세 등의 영향으로 연 2%대 중반의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설비투자는 올해 상반기 대폭 감소 영향으로 연간 전체로는 감소폭 확대가 예상되고, 건설투자는 SOC예산 증대와 공공부문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간 수출은 2018년 대비 5.9% 감소가 예상됐다. 연구원은 “올해 수출은 반도체 가격하락세 둔화로 감소폭이 둔화될 전망이지만 미중무역분쟁 장기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연간 수출은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수입은 국내 경기둔화와 반도체 수출 부진 등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로 자본재 등에서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지만 하반기에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연간 전체로는 1.5% 감소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어 ”수입보다 수출이 더 큰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8년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