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제유가가 20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의 무인기를 격추하면서 중동 위기감이 극에 달해 연중최고치 수준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5.4%(2.89달러) 오른 배럴당 56.6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8년 12월 26일 이후 가장 높은 하루 상승폭이며 지난 5월 29일 이후 최고가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4.3%(2.63달러) 오른 배럴당 64.4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9일 이후 가장 높은 하루 상승폭이며 지난 5월 31일 이후 최고가다.

시장 투자자들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우려에 주목했다. 이날 이란은 남부 영공에서 미국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한 대를 격추했다. 미군 드론이 식별 장치를 끄고 이란 영공을 침범했기 때문에 국제항공법을 위반했고 이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란 혁명수비대에 따르면 미군 드론은 현지시각 밤 12시14분에 이란 남부 항구도시를 향해 비행했고 영공을 침범한 후 4시간 만인 오전 4시5분쯤 혁명수비대 소속 대공미사일에 격추당했다. 

미국은 드론이 이란 영공을 침범했다는 걸 부인했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란의 주장은 거짓이며 이는 부당한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아주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경고했다. 

최근 오만 해상에서 일어난 유조선 2척 피격 사건에 이번 드론 격추 사건까지 더해지며 미국과 이란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국제유가는 큰폭의 상승세를 탔다. 

시장 투자자들은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와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여부 등을 주목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신호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연준은 FOMC 회의 이후 성명을 통해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뺀 대신 경제 확장을 위한 조치를 언급하며 7월 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렸다. 

한편 하루 120만배럴 감산을 이행 중인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은 7월 1일부터 2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산유량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OPEC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앞서 OPEC+가 감산 연장에 대개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