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의 최초 자체 제작 로드스터 모델 '315/1'. 사진=코오롱모터스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자동차에 대한 호기심과 로망이 함께 공존하던 19세기말~20세기 초, 유럽에서 성행하던 그랑프리 레이스(GP)는 내연기관의 성능은 물론 차 업체를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 이용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브랜드들은 인지도를 키웠고, 여기서 쌓은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어졌습니다.

1차·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모터스포츠’라는 장르가 점차 자리를 잡자 참가하는 차종과 종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레이싱의 종류 또한 다양화됩니다. 도로의 형태로 분류하는 ▲온로드 ▲오프로드를 비롯해 ▲레이스 ▲스프린트 ▲내구레이스 ▲드리프트 ▲드래그 레이싱 ▲타임 트라이얼 ▲타겟 트라이얼 ▲짐카나 등 얼추 나열해도 10개가 넘는 종목이 형성됐고 시장도 크게 커졌죠.

일반인들 역시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레이스에 참가합니다.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의 실제 주인공 ‘버트 먼로’ 처럼 황혼의 나이가 다 되어 신기록을 세우는 ‘인간 승리’의 기록도 적지 않습니다.

▲ 2018 DTM 개막전. 사진=한국타이어

다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한게 현실입니다. 단기간 급성장한 경제, 양산차 일변도의 자동차 시장, 부족한 사회적, 경제적 현실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애초에 ‘탈 것’으로 승부를 결정하는 문화가 없는 것, 그리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재미나 박진감을 느낄 수 없다는 단점 또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경제력이 우뚝 올라선 최근에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나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가 늘고 있습니다. 현대차, BMW, 벤츠 등이 나서고 있죠. 이들은 ‘N’, ‘M’, ‘AMG’ 등 각자의 고성능 브랜드를 앞세워 모터스포츠 활성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 BMW M 클래스 개막전-결승전. 사진=BMW코리아

저변 확대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브랜드는 ‘M 시리즈’와 ‘MINI’브랜드를 앞세운 BMW그룹입니다. 지난해 ‘M4’ 단일 차종으로 경주하는 전세계 유일의 BMW 원메이크 레이스 ’BMW M 클래스’를 출범하며 시장에 나섰습니다.

자사의 고성능 브랜드 M의 기술적 우위를 보이는 것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를 높이고, 한국의 자동차 문화를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자사 차량의 성능에 열광하고, 브랜드에 주목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큽니다.

사실 BMW는 모터스포츠와 관련한 노하우가 가장 많은 회사이기도 합니다. 이미 독일에서 벤츠, BMW, 아우디 등 3사가 참가하는 모터스포츠 대회 'DTM'을 활성화 한 경험이 있어서죠. 이 대회는 6개월의 기간 동안 9번의 경기를 갖고, 각 라운드당 적게는 12일, 많게는 28일 주기로 유럽 전역을 누비는 대회입니다.

DTM은 양산차 기반의 레이스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상당 부문 개조되기는 했지만 트랙에서 내 차, 내가 사고 싶은 차의 성능을 시험해 볼 수 있고, 선호하는 자동차 회사를 응원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 받은 독일 3사의 대결이자 각 참가팀의 대결,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소비자들이 응원하는 경합 레이스입니다.

다만 올해부터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리를 비우고, 애스턴마틴이 그 자리를 채울 예정에 있습니다. 또 일본의 슈퍼 GT와 함께 공동 레이스도 진행하는 등 새로운 재미 찾기에 나섰습니다.

▲ MINI 챌린지 코리아 트랙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사진=BMW코리아

“참여 없이는 모터스포츠의 발전도 없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BMW코리아는 ‘드라이빙 센터’ ‘M 테스트 드라이빙 프로그램’ 등 체험의 장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직접 체험하는 것은 물론 그들만의 자동차 문화를 알림으로써 문화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죠.

BMW코리아 관계자 역시 “드라이빙센터를 통해 경험하면 체험이 다양해지고, 이들의 경험은 다른 트랙에서 달리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한다”고 말합니다. 또 전문가에게 배운 드라이빙 문화를 통해 트랙 위에서의 안전운전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습니다.

라이센스가 없는 일반인들을 위해 자사 브랜드인 ‘MINI’를 대상으로 하는 ‘MINI 챌린지 코리아’ 대회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JCW 클래스’ ‘쿠퍼S 클래스’ ‘레이디 클래스’ 등 총 3개의 세부 클래스로 운영되는 이 대회는 올해 총 6차례 열릴 예정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