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페이스북이 18일 리브라 프로젝트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하자, 각 국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통해 사실상 기존 금융 통화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경고는 물론, 플랫폼 패권 강화에 따른 시장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전격 공개된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는 비트코인과 같은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급격한 시세 등락을 최소화하는 한편 자체 플랫폼 내부에서 일종의 기축통화로 작동한다. 열려있는 광장에서 개인의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쪽으로 커뮤니티 전략을 바꾸고 있는 페이스북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자체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셈이다.

13억명의 이용자를 가진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통해 내부 생태계를 강화하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기존 금융 통화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브루노 르메이어 프랑스 재무장관은 리브라 프로젝트의 백서가 발표된 직후 언론을 통해 “기존 화폐의 대체수단이 되면 곤란하다”면서 “리브라는 주권통화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에는 페이스북이 자체적으로 만든 암호화폐를 통해 외부 파트너들과 함께 13억명에 이르는 이용자를 결제라는 패러다임으로 연결하는 순간, 기존 금융 통화질서에 균열이 갈 수 있다는 불안이 깔렸다는 평가다.

미국 하원도 제재를 걸고 있다. 맥신 워터스 미국 하원 금융위원장은 “페이스북이 의회 및 당국의 제어없이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의 일상으로 지나치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쉐로드 브라운 의원도 “페이스북이 금융 정보를 가져가면 막강한 힘을 가질 것”이라면서 “이는 불공정 경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독과점 측면에서 페이스북은 현재 당국의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브라를 통해 결제 정보까지 확보한다면 시장 독과점 우려가 커질 수 있으며, 이는 모든 서비스의 ‘페이스북 종속화’로 나아갈 수 있다는 공포가 엿보인다. 이러한 주장은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를 통해 자체 결제 인프라를 확보할 경우 소위 ‘그림자 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