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이면 날씨가 제법 따끈따끈해지는 것이 곧 푹푹찌는 여름이 다가올 것이라는 예보와 다름없다.

쨍쨍 내리쬐는 뉴욕의 여름만큼이나 뜨거운 것이 바로 여름의 부동산 시장이다.

뉴욕의 부동산 시장 특히나 임대 시장은 한눈을 팔수가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사라지는 활황을 누리는데 여름에는 이 현상이 더욱 심화된다.

만일 뉴욕에서 아파트를 구하려고 한다면 최대한 피해야할 시점은 7월 둘째 주 셋째 주이다.

이 시기는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비롯한 뉴욕의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를 구하려는 경쟁이 가장 심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스트리트이지(StreetEasy.com)에 따르면 지난 3년간의 뉴욕 부동산 정보를 분석한 결과 뉴욕 지역 80%에서 가장 높은 경쟁이 나타나는 시기가 7월 중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이 심한 동시에 이때가 시장에 매물이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연간 평균에 비교해서 7월달에 시장에 나오는 임대 물건이 약 11%가 더 많은데 임대를 하려는 수요가 높은 만큼 집주인들도 쉽게 임대를 줄수 있어서 여름에 세입자를 찾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7월에는 평소에 비해서 6000세대의 아파트가 추가로 시장에 나오게 된다.

반면에 아파트 임대를 원하는 세입자들이 줄어드는 12월에는 임대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12%나 감소하게 된다.

아파트 임대를 원하는 경쟁과 매물들은 같은 달에서도 출렁거림이 있는데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 포함된 7월초에는 아파트 임대 매물을 찾는 수요가 뚝 떨어진다.

7월 4일부터 주말로 이어지는 연휴에는 집을 보러다니기보다는 외부로 놀러나가는 인파가 많기 때문이다.

여름에 수요가 높아지는 이유는 5월에서 6월 사이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대거 일자리를 찾아서 뉴욕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하고 9월 학기 시작을 앞두고 아파트를 임대하려는 대학생들의 이사도 이 기간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뉴욕에서 임대 매물이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는 5월부터 시작해서 8월까지 4개월이다.

이후부터는 평균보다 낮은 수준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게 된다.

임대 시장의 성수기인 여름이 지나고 나면 9월부터는 서서히 기존 가격에서 조금 내려간 할인 매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10월이 되면 여름에 임대를 놓지 못한 매물을 처리하려는 집주인들로 할인된 가격의 임대 매물이 23%나 증가한다.

반면에 여름 성수기가 시작되는 5월에는 할인가격의 임대 매물이 14%가 줄어들면서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가을부터 할인 임대 물건이 등장하니 가을, 겨울이면 임대료를 크게 줄일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는 뉴욕의 임대 시장을 얕잡아본 것이다. 할인 매물이 나온다해도 그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평균적으로 렌트 할인 가격폭은 1.3%에 불과해서 가장 렌트가 싼편인 2월에 임대를 한 사람과 가장 비싼편인 8월에 임대를 한 사람이 내는 월세의 차이는 평균적으로 약 30달러이다. 고급 아파트의 경우에도 50달러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연간으로 따지면 여전히 수백 달러에 달하는데다 매년 뉴욕 임대료의 인상률이 3.9%인 점을 감안한다면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에 임대를 하는 것은 지출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수요가 겨울에는 줄어들기 때문에 집주인들과 좀더 적극적으로 가격이나 다른 조건에 대해서 협상할 여지가 많다는 장점도 있다.

보통 세입자가 내게되는 부동산 중개인 수수료를 집주인이 내주거나 1년 계약 시 한 달 무료 임대를 해주는 식이다.

그러나 아파트 임대의 목표가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정말 원하는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라면 시장에 매물이 적게 나오는 겨울보다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매물이 많이 나오는 여름에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지역마다 임대 수요가 높은 시기도 조금씩 다른데 연예인이 많이 살기로 유명한 소호지역의 경우 5월에 임대 수요가 가장 많아지는 반면 월스트리트가 있는 파이내셜 디스트릭트의 경우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을 코앞에 둔 8월말이 가장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