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공간 변화 모습. 출처=CBRE코리아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업무공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존의 획일화된 닭장 같은 공간이 아닌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업무 공간 구상전략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유오피스의 성장 역시 이 같은 업무공간에 대한 구성원들의 필요성이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이에 일부 회사를 중심으로 업무 공간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18일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규모는 2017년 600억에서 연평균 63% 증가하며 2022년에 77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미 서울에 진출한 공유오피스 브랜드는 총 36개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위워크를 비롯해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워크플렉스, TEC, 리저스, 르호봇, 저스트코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공유오피스의 성장 배경으로 청년창업과 핀테크 및 4차 산업혁명 관련 지원 정책 확대로 공유오피스의 주 타겟 수요층인 벤처와 스타트업 활성화에 주목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벤처나 스타트업 뿐만이 아닌 대기업들도 공유오피스 입주 사례가 늘어나면서 스타트업의 전유물에서 벗어나고 있다.

현재 위워크 코리아에는 삼성HR교육 계열사인 멀티캠퍼스를 비롯해 LG CNS, 하나금융 TI, KB생명, 뮤렉스, 바이어스도프 등의 국내 회사가 임차인으로 입점해있다. 글로벌 위워크는 올해 1분기 기준 위워크 멤버가 대기업 계열이 전체 멤버의 40%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찾던 공유오피스에 이제는 대기업의 수요도 합류한 것이다. 싱가포르계 공유오피스 업체인 저스트코 2호점에도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임차인으로 들어와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로 이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업무 공간 전략이 중요해졌다란 분석을 내놓았다.

임동수 CBRE 코리아 대표는 “비즈니스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업무 공간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면서 “공유오피스의 성장도 이런 요구사항이 반영된 것으로 최근 CBRE 코리아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 주요 권역 공유오피스가 차지하는 면적은 전년 대비 80% 성장했다”고 말했다.

실제 CBRE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3년 내 기업 부동산 운영에 있어서 위험요소에 있어서 ▲사업적 목표와 기업 부동산과의 방향성 일치 여부 25% ▲경영진 운영 방향성 22% ▲업무환경 전략의 변화 19% 로 업무환경 전략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떠올랐다.

특히 임차인들이 신규 공간을 확보할 때 입지를 선정하면서 가장 크게 고려하는 요인으로 기반시설과 어매니티 즉 생활편의시설의 퀄리티(23%)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부동산비용(21%), 임대 가능 면적 확보 여부(16%) 등 순으로 나타나며 임차인의 입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과거와 다르게 공간 효율성과 편의성 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일부 회사는 아예 고정석을 없애고 업무에 따라 원하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 활동기반 업무환경을 선보인 곳도 생겼다.

▲ ABW가 적용된 CBRE코리아 본사 모습. 출처=CBRE코리아

CBRE코리아는 지난 1년간 업무공간 전략 컨설팅을 거쳐 올해 1월 7일 활동기반 업무환경(ABW:Activity Based Workplace)이 적용된 본사로 신규 이전했다. CBRE는 이미 지난 2013년부터 해외 지사에서 데이터 기반 업무 공간 전략사업을 진행해왔다. CBRE코리아는 고정석을 없애는 대신 ▲Focus area(방해받지 않고 업무에 집중하고자 하는 임직원을 위한 공간) ▲Open Collaboration Space(소통과 협업을 하고자 하는 임직원들을 위한 공간) ▲Phone Booth(언제든 쉽게 통화를 할 수 있는 공간) ▲Lounge Seat(캐주얼하게 나만의 공간으로 편하게 업무를 볼수 있는 공간) ▲General dest with monitor(파워포인트 혹은 엑셀 작업이 수월한 싱글 및 듀얼 모니터 공간) 등 총 5개로 공간을 구성했으며 13개의 업무공간타입을 제공했다. 임직원들은 그날의 업무성격에 따라 누구와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선택이 가능하다.

CBRE코리아가 이 같은 변신을 한 데에는 기존 업무공간의 효율성이 화두에 올랐기 때문이다.

CBRE코리아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책상의 일주일간 평균 사용률은 55%가 그친다. 바꿔 말하면 절반에 가까운 책상이 사실상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 채 공간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팅공간 역시 전체 응답자의 88%가 1~3명 규모의 소규모 미팅룸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8%에 이른 반면 실제 회사에 마련된 소규모 미팅공간은 40%에 그쳤다. 온라인 자체조사에 따르면 대체작업공간이 필요하다는 응답자의 비중이 89%를 차지, 새로운 대체 업무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김형주 CBRE코리아 부장은 “공유오피스는 일반적으로 유니버셜한 문화를 입힌 업무공간과 커뮤니티를 회원사들에게 제공하는 컨셉인 반면 업무공간전략 서비스는 제공하는 기업과 구성원들에게 특화된 업무환경을 제공한다”라면서 “구성원들 필요성을 사전 조사해 이에 맞게 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하면서 공간이 기존보다 더 좁아져도 필요성에 맞게 공간을 구성하다보니 구성원들의 만족감이 높고 생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외국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업무공간 전략사업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