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도 1분기에 비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18일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발생하고, 반도체 제작사들의 생산량 조절 등으로 현재 메모리 반도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 5G 스마트폰이 본격 보급되는 내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올해 최저 전망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 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64% 급락한 수치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1조 36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전년 동기 대비 69%나 떨어진 성적이다.

2분기에도 양사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2조 8750억원, 1조 4220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1분기보다 더 낮은 영업이익 전망치를 제시한 것인데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과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은 하락추이를 멈추지 않고 있다. D램인 DDR4 8Gb 1Gx8 2133MHz (PC향 범용제품)의 가격은 올해 5월 31일 기준 3.75달러로 1년 전 8.19달러보다 54% 하락했다. 낸드인 128Gb 16Gx8 MLC(메모리카드, USB향 범용)의 가격도 5월 31일 기준 3.93달러로 1년 전 5.6달러보다 30%가량 하락했다.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 추이를 보이고 있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반등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고 반등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서버업체들의 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판가 하락으로 인해 2분기 반도체에서 개선의 여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출처=삼성전자

3분기에는 실적 소폭 개선 전망

증권가는 3분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을 2분기보다 높은 3조 9880억원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도 2분기보다 높아진 1조 7920억원으로 예상했다.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발생한다는 점이 2분기보다 개선된 전망을 내놓은 배경으로 꼽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D램과 낸드의 업황 개선이 3분기에 기대된다”면서 “서버 D램은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향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북미 고객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오라클향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모바일 D램도 화웨이향 제품 출하량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갤럭시 노트 10의 조기 출시와 아이폰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면서 “3분기 말에는 재고 정상화 분위기 속에서 제품 가격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엇갈리는 반등 전망 시점

3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소폭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반등 시점이 내년 초에야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내년 반등은 최악을 가정한 전망인데, 미중무역분쟁과 같은 국제 변수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D램수요가 회복되면서 D램가격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업황 개선이 예상됐지만 미중무역분쟁으로 인해 업황 둔화가 발생하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일시적으로 스마트폰 수요와 D램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기가 이르지는 않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 특성상 반드시 활황 사이클이 돌아온다는 것이 근거다. 그는 “D램가격 하락이 충분히 이뤄지면 다시 수급이 개선되는 것이 사이클의 특성”이라면서 “가격하락이 수요개선의 원인이 되고, 공급업체는 이익이 줄면서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공급중가율이 둔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설비투자 감소 효과가 3분기부터 나타날 수 있고, 가격하락에 따른 수요반등이 3분기에 발생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업계서는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재고를 3월 말 기준으로 7주 정도로 예상해 늦어도 3분기 초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봤는데 미중무역전쟁이라는 이슈가 터져서 업황 반등을 예상하기가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가지 긍정적인 요인은 5G인데 한국이 세계 최초 상용화를 시작하고, 미국도 5G 인프라를 지속 구축해나가는 등 5G시대가 본격 개화하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업황 개선도 반드시 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했던 중국도 올해 9월~10월부터 상용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5G 확산으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도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