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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배워서 남 주냐
   

우리는 늘 ‘과거’에 발목 잡히는 삶을 살고 있다.과거에 경험 및 학습했던 것에 의해 현재를 판단하고,미래를 전망한다.물론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수십년 전에 경험한 일부가 마치 진리라고 믿는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닐까. 그 ‘너무함’을 하루에도 열 두 번도 더 당한 곳이 바로 ‘직장’이다.

 

<제대로 된 학습(?)을 거부하는 직장인들>

대학교까지 내리 16~20년 가까운 세월을 열심히 배웠다.그리고 이제 좀 남 주기 위해 제대로 써먹으려고 직장에 들어왔지만,그럴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선배들이 해놓은 여러 일을 받아서 하면서 다시 또 ‘배움의 길’로 들어선다.

그렇게 배워서 자신의 일을 보다 정확하게 빠르게 하는데 사용한다.빠르게 데이터를 정리하기 위해 필요한 엑셀에 쓰이는 각종 매크로 수식에, 늘 애를 먹는 PPT마스터까지.회사에서 쓰이는 여러 종류의 ‘것’들을 익히기 위해 애를 쓴다.

문제는 그것이 왜 필요하고,어디에 쓰이는 것이 가장 적합하고,합리적인지,각각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결코 따지지 않는다.그저 빠르고 정확하게 최대한의 업무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딱’ 그만큼만 하면 충분하다고 한다.

막상 현장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하는 이들을 ‘이단’으로 몰기도 한다. “왜 그런 걸 묻는가?쓸데 없는 질문 하지 말고, ‘일이’이나 해라.또는 그거 알아서 뭐 하는데?!”라는 반응이 돌아온다.이런 식의 응대를 여러 번 당하면, 이제 물어보지 않게 된다.회사에서 시키는 데로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있는 힘껏, 열정을 불태워서 등등 겉으로 보여지는 ‘열심 태도’만을 갖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 동조하고 익숙해지게 될 즈음, 어느덧 신입 때 나에게 지침을 주었던 ‘선배의 모습’을 하고 있다.처음에는 위대하고 대단해 보였지만, ‘날이 갈수록 이 사람도 나와 똑 같은 사람이고,아는 것 없고,그냥 월급쟁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욕했지만,그 사실조차 잊고 말이다.

처음에 제대로 된 학습없이,무작정 누군가의 강요/필요에 의해 ‘빈틈없이 빈칸 채우기’를 했던 이들의 말로는 뻔하다.그 강요를 했던 이와 비슷해져,또 누군가에게 ‘학습이 없는 강요’를 시전 중이다.

그런데,이때 선배에게 받았던 가르침이 과연 ‘학습에 좋은 재료’였을까?혹은 그 자체가 ‘학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직장인의 학습,배워서 남 줘야 한다>

학교 다닐 적에 자주 들었던 말이고,특히 TV에서 자주 나왔던 것 같다.학습의 목적을 주로 이야기 할 때, ‘한 축’으로 다뤄지기도 했고, ‘남을 주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그런데,과연 직장에서 혹은 직장인에게는 ‘어떤 학습’이 필요할까?

직장인의 학습은 ‘일’과 연관되어 있고, 그 일은 회사의 성과와 직결된다.따라서,조직내 각각의 사람들이 각자의 몫을 해내기 위한 최소한의 학습은 필수적이다.하지만,대다수가 ‘학습’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정확히는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에 급급하다.

심지어 회사에서는 이를 종용하고, 닦달한다.빨리 일을 해야 다음 일로 넘어가고,그 일의 속도에 박차를 가해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일의 효율화로 인해 학습의 목적 중 하나인 ‘남주는 것’에 쓸 여력이 남아있지 않는 것이다.

사수 부사수의 관계,혹은 도제식 시스템으로 구성된 작은 조직이라면 큰 문제는 없다.늘 내 일을 돌봐줄 사람이 있고,그로 인해 최소한 조직의 일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런 상황에 놓인 이가 특별히 그에 대한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면 문제없이 잘 굴러간다.

하지만, ‘성장에 목적을 둔 직장인’에게는 감옥 과도 같은 처사이다.누군가를 따라하여,보여지기에 문제없이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물론 일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적어도 개인의 업무시스템 대부분이 자동화 된 시점에서 오히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일들에 대한 정확한 가치와 의미를 알고 관리 및 운영하는 것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업무 현장에서 다소 배부른 소리라고 말할 수 있지만,조금 큰 회사에서 ‘중장기적관점’으로 본다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누가 누구를 대체하여,그 일을 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회사에 중요한 어떤 결정과 관련하여 영향을 주는데,모두들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이야기 한다면,과연 대표는 누구의 이야기를 믿고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까?말이다.

혹은 대표가 자리를 비웠거나 혹은 여러 갈래로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내려준다면 그에 대한 판단을 무엇으로 할 수 있을까?그가 올린 실적인가,아님 그가 일해온 방식, 또는 그가 일을 대하는 태도?! 그 어떤 것도 합리적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오로지 ‘어떤 학습 태도’를 지녔는가’ 이다.제대로 알기 위해,알아서 다른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보여줬던 여러 모습으로 판단할 수 있다. 얼마나 깊은 고민을 했고,단순히 배워서 당장 써먹기 보다는 그에 대한 ‘본질’을 찾아서 전함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 행위 자체는 자신을 높이기 위함이 아니다. 조직내 많은 이들이 철학과 신념을 공유하고,이때 사용되는 아주 쉬운 말이라도 곱씹어보면서 확실히 이해하여 오해와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학습의 목적은 ‘學’이 아니라, ‘習’에 있다>

대신에,직장인 학습의 핵심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익히는 것’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이는 특정 스킬 또는 테크닉을 몸에 익게 만들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도록 숙련하는 것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일이 작동되는 원리’를 깨우치는 것을 말한다.내가 하는 일,그 일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그래서 평소에 어떤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고 있으며,이를 위해 그때마다 최소한 갖추어야 하는 태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한다.정확한 상황 인식을 통해 ‘배움’이 이루어지고,그에 대한 대응을 통해 ‘익히는 행위’가 뒤따라간다고 생각하면 된다.그리고 이에 대한 순한 반복을 통해 일의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복사 붙어넣기’식으로 일을 하려는 생각부터 버릴 필요가 있다.그리고 그 정도면 충분할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함께 버려야 한다.그게 가장 위험한 발상이고,어쩌면 조직에 가장 큰 위해를 가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어차피 직장에서 누군가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은 틀렸다.누가 누구를 가르치는가,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뿐이다.그런 역할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따라서,보여지는 모든 것이 ‘학습의 좋은 도구’이고,이를 기반으로 나의 성장,조직의 생존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

나의 생존,조직의 성장이 되면,결국 학습 중에 ‘學’에 매몰 될 수 밖에 없다.내 의지와 상관없이 조직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배워야 할 테니 말이다.그렇게 숙련가의 길을 걷게 되면,자연스레 커리어가 꼬이거나 짧아지는 부작용을 걷게 된다.

따라서,남 주기 위해, 기왕이면 제대로 주기 위해 제대로 된 학습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은 결국 내 개인의 성장을 통한 생존을 위한 길이다.적어도 ‘커리어’라고 불리울 만한 무언가를 만들고자 한다면 말이다.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  careerstyling@gmail.com  |  승인 2019.06.16  11: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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