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국제유가가 1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 리스크와 수요둔화가 혼재하는 가운데 소폭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0.4%(0.23달러) 오른 배럴당 52.5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1%(0.70달러) 상승한 배럴당 62.01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해상 요충지로 선박을 통한 무역의 관문으로 기능하는 지역이다. 13일 해당 지역에서 일본과 노르웨이 선박 등 두 척이 피격 받으면서 유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달 이래 선박 피격이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해당 사건의 배후를 이란으로 지목했다. 또한 이란과 진행 중인 협상과 관련해서도 협상 재개 의사를 내비치는 동시에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란은 해당 사건이 이란과 무관하다 주장하고 있다.

한편으로 미국의 산유랑 증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유가 상승 요인으로 평가된다. 원유 시추 업체 베이커휴즈가 14일 발표한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수는 788개로 지난주보다 1개 줄었다. 이는 2주 연속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국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관측은 상승 압력을 제한했다는 평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일일 130만배럴에서 120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수요 전망은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유 가격의 동인 두 가지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세계 수요 둔화우려를 꼽고 있다. 수요와 공급 모두에 있어 변동성이 높아 유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존 킬두프 어게인 캐피탈 연구원은 “중동지역의 긴장에도 수요 전망 악화가 우려됨에 따라 유가 상승은 지연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RBC 은행은 “유조선 공격은 이란 위기에서 비롯한 안보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면서 “이란 제재가 유지되는 한 외교적 탈출구는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