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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담] 우버는 좀비, 타다는 유령일까?빛과 그림자에서 유독 그림자만 쫒는 이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서울 모처의 한 골목길. 여러개의 중화요리집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며 영업을 한 이들은 지금까지 무난하게 장사를 했습니다. 특히 주인은 행복했습니다. 주방장과 배달 라이더에게 '업계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쥐꼬리만한 월급만 주면서 자기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맛을 위한 노력? 서비스 증진? 다 필요없습니다. 이 골목에 터를 잡은 중화요리집은 정해져 있고, 그 주인들은 대부분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신경쓰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다른 중화요리집이 문을 열더니 열심히 손님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비결이 뭘까. 사실 새로운 요리집이 특별히 맛이 있는것은 아닙니다. 다만 친절했고, 정성을 다했으며, 무엇보다 주문을 받을 때 있어 천편일률적인 방식이 아닌 손님이 원하는 맛의 선택지를 넓히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주 작은 차이입니다. 그런데 기존 요리집의 불친절함과 획일적인 메뉴에 질린 손님들은 모두 새로운 요리집으로 갑니다. 기존 요리집을 비판하면서. 기존 요리집 주인들은 당황했습니다. 이들은 약간의 변화를 준 새로운 요리집이 법을 어겼다며 구청에 신고하는 한편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외쳤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골목에서 벌어지는 자장면 전쟁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이들 중 일부가 나서 새로운 요리집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새로운 요리집은 혁신이 아니다"면서 "새로운 요리집은 좀비며, 너희들은 절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삿대질을 합니다. 이를 관통하는 논리는 하나입니다. "아주 작은 차이로 반짝 호응을 얻었을 뿐, 너희들은 진짜가 될 수 없다"

   
▲ 소프트뱅크가 우버의 최대주주가 됐다. 출처=뉴시스

열폭에 빠진 백면서생들
글로벌 시장의 우버 등장과 국내쏘카 VCNC의 타다 등장. 이를 둘러싸고 다양한 논란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 정국 당시부터 시작된 이 치열한 토론은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고, 정부는 손을 놔버렸습니다.

우버와 타다를 두고 찬반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각자의 주장에 모두 일리가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실제로 우버와 타다를 비판하는 이들이 지적하는 온디맨드 플랫폼 자체에 대한 회의감과, 기존 산업의 파괴에 따른 안전망 미흡 등은 명쾌한 포인트입니다. 온디맨드 플랫폼은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권력이 플랫폼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과정에서 플랫폼이 공급자를 지배하고 옥죄는 일은 충분히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온디맨드 플랫폼이 대부분 기존 산업에 기반한 일종의 'ICT 플러스'에 불과하기 때문에 구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반대편에 선 모빌리티 찬성론자들도 ICT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회의 진화에 대해 옳은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19세기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을 맹신하지만 않는다면, 이는 당연한 상식이자 전제라는 것을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여기까지는 각자가 일리있고 진지하게 토론을 통해 풀어갈 가치도 있습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현상의 표피만 보고 갑자기 나타나 '모든 것은 다 사기다'고 외치는 백면서생들에게 있습니다. 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비유가 있어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자. 달을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보는 자. 차라리 나무나 손가락이라도 보면 다행입니다. 이들은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나무에 붙은 해충만 보거나, 손가락 끝에 묻은 때만 봅니다.

이 심각한 백면서생들은 주로 모빌리티 반대론자들에게 나타납니다. 특히 공유경제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우버와 타다가 공유경제 기업 및 서비스라고 비판하며 "허상일 뿐"이라고 외칩니다. 재미있습니다. 왜 재미있냐고요? 이 세상에 공유경제 기업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유경제의 방식을 차용하는 기업은 있어도 이미 플랫폼이 등장하는 순간 공유경제 기업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백면서생들은 "우버, 타다 너희들 공유경제 기업이지? 허상이야!"라고 말합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초창기 우버는 스스로를 공유경제 기업으로 불렀으나 지금은 온디맨드 기업으로 정정하고 있습니다. 초반 마케팅을 위해 공유경제를 차용했으나 이를 바로잡은 셈입니다. 백면서생들은 이를 알고 있는 걸까요?

불특정 다수가 동일한 재화를 소비하는 것을 두고 공유경제라고 말합니다. 한정된 자원을 얼마나 알뜰하게 소비해 최대한 오래 생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입니다. 여기에서 자원을 관리하는 특정인, 즉 플랫폼은 없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우버와 쏘카 VCNC는 공유경제 기업이 아닙니다. 일단 플랫폼이 등장하는 순간 합리적인 소비 방식인 공유경제와 멀어집니다. 이들은, 공유경제에서 영감을 얻어 공급자와 수요자를 적절히 맞춰주는 온디맨드 플랫폼 기업입니다. 제발, 우버와 타다를 두고 '공유경제 기업이니까 허상이야'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타다의 확장이 눈길을 끈다. 출처=타다

기술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대목이 있습니다. 백면서생들은 우버와 타다의 기술을 두고 '혁신적이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 주장은 '혁신적이지도 않은데 왜 너희들이 대접받고, 생존해야 하느냐'로 이어집니다.

총체적 난국이지만 차분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우선 인정할 부분은, 우버와 타다의 기술이 혁신이 아닌 것은 맞습니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그깟 앱'에 불과하니까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다음에 있습니다. 아주 단순한 수요와 공급 조절의 플랫폼 기술이 실제 생활과 만나며 파급되는 강력한 후폭풍.

자주 언급했지만,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AWS 공공부문 서밋에서 강연한 톰 소더스톰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NASA JPL) IT 총괄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는 AWS의 클라우드 기술을 설명하며 바다의 서퍼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바다의 서퍼가 파도를 타는 것처럼, 우리도 클라우드라는 파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클라우드는 단순히 저장하는 기술이 아니라, 각각의 지역에 떨어진 기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여러개의 기술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클라우드도 '그깟 저장기술'입니다. 그런데 그 기술로 인해 서로 다른 기술이 만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면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세상이 열리는 겁니다. 엄청나게 많은 주문량을 동시에 처리하며 물류 현장의 혁신이 일어나고 저사양 컴퓨터로 고사양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즐기며 게인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빌리티의 그깟 앱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술 자체는 단순한 매칭에 불과하지만 플랫폼은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알고리즘을 확보하고, 수요자는 자기의 상황과 시간에 맞는 즉각적인 이동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플랫폼은 다시 여러 다양한 기술 및 서비스를 빨아들여 음식배달도 하고,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모든 서비스를 사정권에 둘 수 있습니다. 온디맨드 플랫폼은 그깟 앱이지만, 그 앱으로 인해 다양한 파생효과가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기술의 혁신이 다소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에 무인화 바람이 분다고는 하지만 아직 사람이 하는 일이 더 많고, 개선해야 할 점도 많습니다. 순식간에 혁명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사기, 혹은 몽상가일 겁니다. 다만 이러한 그림자에만 갇혀 지나치게 사안을 협소하게만 보면, 살기에는 편할겁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요. 굳이 말리지는 않겠으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 우버이츠 라이더가 보인다. 출처=갈무리

모빌리티는 거들 뿐
우버가 글로벌 최고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타다가 당장 국내 시장을 석권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모빌리티 플랫폼은 스마트폰 이후 초연결 시대의 새로운 그릇인 자동차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최근에는 킥보드와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로 발전하거나 대중교통과의 결합을 통해 매스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어떤 영역보다 미래가치가 높습니다.

우버는 조만간 플라잉카 도입을 통해 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고 합니다. 그 성공의 끝에 우버가 없더라도, 모빌리티는 존재할 것이며 우리는 이미 늦었습니다. 이 조바심에 담긴 진의를 차갑게 웃으며 '그깟'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강조하지만 온디맨드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에도 그림자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습니다. 모빌리티는 거들 뿐. 진짜 싸움은 이후에 벌어지니까요.

*IT여담은 취재 도중 알게되는 소소한 내용을 편안하게 공유하는 곳입니다. 당장의 기사성보다 주변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지점에서 독자와 함께 고민합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6.12  17: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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