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카오의 최첨단 편의시설은 홍콩에 비해 손색없는 최고 수준이지만 비용은 홍콩보다 훨씬 저렴하다.   출처= World of Buzz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모든 컨퍼런스의 성공에는 잘 선택된 장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컨퍼런스가 개최되는 도시와 행사 장소의 탁월한 선택은 참석자들에게 도착할 때는 신선감을, 떠날 때에는 영감을 얻으며 회의 일정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해 준다.

홍콩에서 서쪽으로 40마일(65km) 떨어진 마카오는 이런 점에서 매우 큰 인상을 주는 곳이다. 중국 속담을 빌리자면, 인구 65만 명의 이 도시는 중국 속담을 빌리자면 "참새처럼 작은 동물도 중요한 모든 장기를 다 가지고 있다"(작아도 있을 건 다 있다). 마카오가 전 세계의 컨퍼런스 주관자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는 다섯 가지 이유를 뉴욕타임스(NYT)가 정리했다.

1. 접근성

홍콩-주하이-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港珠澳) 대교의 개통으로 홍콩 국제공항에서 마카오까지 자동차로 4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홍콩 중심가까지도 거의 같은 시간이면 충분하다. 두 개의 주요 여객선 터미널에서 매일 홍콩과 마카오 고속 페리를 정기 운항하고 있으며 편도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마카오의 연결성이 세계 실업인 모임(Entrepreneurs’ Organization, EO)의 캐리 산토스 회장이 이 모임의 2019년 연례 글로벌 리더쉽 컨퍼런스(GLC)를 이곳에서 개최한 이유다. 산토스 회장은 "GLC는 전 세계 180개 도시에서 1400명의 회원들이 모이는 우리의 가장 큰 행사"라며 "사람들이 오기에 어려운 곳에서는 이 행사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홍콩 공항 외에도 20개 이상의 항공사가 마카오 국제공항에서 전세계 53개 도시로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으며, 인근의 선전(深圳) 및 주하이(珠海) 공항과 가오란(皋蘭) 원양 항구는 중국 본토 지 지역으로의 효율적인 국내 연결을 제공한다.

▲ 홍콩-주하이-마카오를 잇는 세계 최장 해상 다리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출처= Discover Hong Kong

2. 최첨단 시설

마카오의 최첨단 생활편의시설은 홍콩에 비해 손색없는 최고 수준이지만 비용은 홍콩보다 훨씬 저렴하다. 쉐라톤 그랜드 마카오 호텔(Sheraton Grand Macao Hotel)은 4000개의 객실 외에도, 농구장 11개 면적에 해당하는 아시아 최대의 기둥 없는 그랜드볼룸이 있어 5000명의 손님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이 밖에 6개의 중간 크기 연회장과 170개의 작은 회의실이 준비되어 있다.

EO의 산토스 회장은 "우리는 매우 구체적인 요구를 가진 까다로운 고객"이라며 "GLC 행사 중 브레이크아웃 세션에서는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실이 최소 12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호텔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카오와 쉐라톤은 특별한 유연성을 가지고 있더군요."

셰라톤 마카오에서 고객과 접하는 직원들은 아시아와 유럽 언어를 포함해 총 19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연회팀에는 22개 나라 출신의 요리사 200명이 포진되어 있다. 이 호텔의 식음료 담당 이사 데이비드 킹은 “각국의 요리사들이 각국의 입맛과 칼로리 함량을 준수하는 요리를 제공한다”며 "호텔에서의 행사가 한치의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군대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3. 문화적 매력

마카오는 오래 동안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로 알려지면서 돈 많이 쓰는 도박꾼들이나 드나드는 화려한 놀이터로 알려졌지만, 이 중국 특별행정구역은 포르투갈 무역 기지로 유명했던 과거의 역사적 매력들이 많이 숨겨져 있다.

450년 동안 마카오를 통치했던 포르투갈인들은 교회, 요새, 자신들만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뽐내는 우아한 주택 등을 남겨놓았는데, 이것이 동서양간 그리고 옛 것과 새로운 것의 매혹적인 대조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다. 마카오 전역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지가 20곳이 넘는다. 온라인 잡지 마카오 라이프스타일(Macau Lifestyle)의 공동창업자 샐리 빅토리아 벤슨은 "어느 곳이든 돌아보라. 모든 거리가 다 다르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갈이 깔린 세나도 광장(Senado Square)을 따라 줄서 있는 현대 부티크들이 마치 16세기 당시의화려함을 오늘날 재현한 것 같은 모습으로 마카오의 상업적 중심지를 형성하고 있고, 레드 마켓(Red Market) 근처는 현대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 외딴섬 콜로안(Coloane)섬과 평온하게 자리 잡은 타이파(Taipa)섬은 회의 일정으로 피곤한 사람들에게는 잎이 무성한 나무 그늘 아래의 휴식을 제공해 준다.

▲ 성 바울 성당 유적(St. Paul Ruins).   출처= Flickr

4. 세계 최초의 퓨전 요리

유네스코에 따르면, 마카오 음식은 세계 최초의 퓨전 요리로 모든 요리가 도시의 역사를 그대로 음미하게 해 준다. 아시아와 포르투갈의 유산이 자연스럽게 섞인 국민 요리 두 가지가 있다. 민치(Minchi)는 다진 돼지고기, 감자, 쌀의 환상 조합이고, 아프리카 치킨(African Chicken)은 포르투갈 선원들이 마카오에 가져온 얼얼한 카레 치킨 요리로, 고추, 코코넛 밀크 같은 아시아 재료가 가미됐다.

다음 세대를 위해 전통적인 마카오 요리법을 보존하고 있는 포르투갈-중국 혼혈 요리사 안토니에타 페르난데스 만하오는 마카오 요리가 수 세대에 걸쳐 진화했다고 말한다.

"모든 가정들이 각기 자신만의 비법을 가지고 있지요. 마카오 음식이 특별한 이유입니다.”

마카오에 식당을 연 유명 미슐랭 스타 요리사도 많다. EO의 산토스 회장은 "컨퍼런스 참가자들이 저녁에 외식하는 것도 컨퍼런스의 가장 중요한 사교 활동인데, 마카오에 있는 많은 일류 레스토랑들이 이런 만남들을 더욱 특별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프랑스 식당이든 광둥 식당이든, 현지 시내 식당이든, 5성급 호텔 안에 있는 식당이든, 어느 곳을 선택해도 깊은 인상을 받을 것입니다.”

5. 당신이 몰랐던 글로벌 도시

마카오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성 바울 성당 유적(St. Paul Ruins)는 1세대 중국 연구가들이 세계 최초의 영-중 사전을 제작한 세인트 폴 대학 터였다. 마카오대학교 역사학자 C.X 조지 웨이에 따르면 그들은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중국과 서구의 초기 문화 및 문학 교류에 이 도시가 큰 공헌을 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들이다.

오늘날에도 마카오는, 중국의 국가발전전략에 따라, 중국 본토와 유럽,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외교 및 교육 교류 프로그램 등 각종 포럼과 국내 및 국제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