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연장 기대감과 함께 원유 수요 감소세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02%(0.01달러) 상승한 배럴 당 53.27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전거래일과 동일한 62.2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과 비가맹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 여부에 주목했다. 이달 25~26일로 예정된 OPEC+ 회의는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오는 7월 초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종료되는 원유 감산 합의의 연장 여부가 화두로 떠오른 모습이다.

현재까지 OPEC+가 정한 바로는 지난 3월과 이달 말까지 하루 120만배럴의 감산 유지가 합의된 상태다. 다만 사실상 감산 연장 분위기와 달리 러시아 등의 감산 동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감산이 지속되면 러시아 원유시장 점유율이 미국에 역전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원유 수요 자체가 둔화할 가능성은 악재로 평가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하루 16만배럴 감소한 122만배럴로 제시했다.

스티븐 인스 뱅가드마켓 파트너는 “강세론자들에겐 이렇다 할 유가 상승 촉매가 부족한 가운데 원유시장이 월말까지 우려 속에 갇힐 수 있다”면서 “OPEC 감산연장의 불확실성과 미중 무역긴장 불확실성이 맞물릴 듯하다”고 분석했다.

제프리 큐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TV를 통해 “원유와 원자재 위험 자산에서 일부 상승여력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옌스 내비그 페데르센 단스케 방크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당장의 공급 위험에서 약한 수요로 우려를 옮겼다”면서 “글로벌 거시 지표 약화와 함께 무역전쟁이 지속되면서 원유 시장의 분위기가 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