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매디컬 스쿨(Harvard Medical School)의 ‘HEALTHbeat’라는 온라인 저널에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온다. “Newly retired men face some typical difficulties. One is creating a new routine after leaving behind the nine-to-five grind”. ‘nine-to-five grind’라는 표현에서 ‘grind’라는 단어의 의미는 무엇일까?

grind의 어원은 ‘압박해서 바수다’라는 의미인데 여기서 ‘(맷돌 등을) 돌려서 갈다’라는 의미와 사람의 몸과 마음이 부서질 정도로 압박해서 ‘기진맥진하게 하다’라는 의미로 분화된다.

‘(맷돌 등을) 돌려서 갈다’라는 행위는 뭔가를 맷돌에 투입하고 맷돌을 돌려 윗돌과 아랫돌의 마찰을 일으켜 갈고 그 결과 가루나 작은 입자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러한 세 가지 과정을 반영해서 의미가 분화되고 맷돌을 돌리는 반복적인 행위에서 ‘고되고 단조로운 일’이라는 개념이 나오게 된다. 나머지 의미들은 생각해 보면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이처럼 단어의 의미는 그 단어가 가진 원천적 개념이 분화되고 또 변화하면서 다양한 의미로 확장된다.

그래서 결국 앞에 나온 ‘leaving behind the nine-to-five grind’의 의미는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는 고되고 단조로운 일상을 뒤로 하고” 정도로 해석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