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중국 당국이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의 제재 조치에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당국의 경고에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도 포함됐다.

뉴욕타임스는 9일 중국 당국이 지난 4일과 5일 글로벌 기업을 불러 미국의 중국 제재 방침에 협조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만약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방침에 동참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으며 중국 내 기업이 외부로 나갈 경우 ‘응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설명이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사실상 중국 당국이 화웨이 구하기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말이 나온다.

▲ 중국이 글로벌 기업에 경고를 보냈다. 출처=갈무리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며 미국의 화웨이 배제 방침이 정해지는 한편 ‘하나의 중국’ 개념까지 흔들리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초강수를 뒀다는 평가다. 미 국방부가 처음 공개해 파문이 일었던 ‘하나의 중국’ 흔들기는 최근 미국이 “의례적인 표현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한 발 물러섰으나 두 수퍼파워의 신경전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한편 중국 당국의 경고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되며, 국내 경제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기업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강자며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최근 미국이 ‘우리편으로 들어와라’는 압박을 올리는 상황에서 이제 중국도 경고를 통해 ‘우리편으로 들어와라’는 시그널을 준 셈이다. 일종의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분위기다.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최근 청와대가 화웨이 통신 장비 사용을 두고 ‘문제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히는 등 전략적 측면에서 어설픈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불안하다는 말이 나온다. 중국을 버릴 수 없고,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존재하는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