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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30년, 신도시 재해석] ②‘낀’ 세대 2기 신도시, 성적표는?2기 신도시, 자족기능 추가하려다 입지선정 실패...도시별 양극화 심각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최근 정부는 3기 신도시 발표를 마무리했다. 그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인 서울 집값이 올해 들어서면서 상승세를 보이는 조짐에 서둘러 발표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집값 안정화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신도시 발표는 신규 공급이 있을 것이란 시그널을 시장에 주면서 당장의 수요를 잠재우는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03년 2기 신도시 계획 발표 역시 서울의 집값 폭등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발표가 된 것처럼 말이다.

◆1기 신도시 단점 보완한 2기 신도시, 자족기능 추가하며 수도권 총 10곳에 공급

정부는 1기 신도시 개발 이후 기반시설 부족과 난개발, 주택가격 급등 등 문제가 야기되고 대규모 계획도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제2기 신도시 개발카드를 꺼내들었다.

실제 2기 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될 무렵인 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지 1년 뒤인 2003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13.79%,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도 13.36%를 기록했다. 1998년 외환위기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경기부양책이 동원됐고 저금리로 유동성이 늘어나 경제가 회복되면서 주택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외환위기 여파로 한동안 주택 공급이 멈추면서 10%가 넘는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를 꺾기 위해 공급카드를 내민 노무현 정부는 1기 신도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자족기능을 갖춘 2기 신도시 계획을 꺼내들었다.

1기 신도시가 서울에서 20km 이내에 위치한 지역에 공급이 됐다면 2기 신도시는 판교와 위례를 제외하고 서울에서 반경 30~40km 안에 건설됐다. 1기 신도시에 비해 서울과의 접근성은 다소 멀어졌지만 녹지 확보와 자족기능 강화, 도시별 특화계획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 대규모 산업단지를 비롯해 각종 기업들을 배치시키면서 지역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2기 신도시는 김포 한강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화성 동탄1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판교 신도시, 평택 고덕 국제화도시, 위례신도시, 양주옥정신도시, 수원시 광교, 인천 검단신도시 총 10곳과 지방 신도시인 대전 도안신도시, 충남 아산신도시 등 2곳까지 총 12곳이 포함됐다.

성남판교와 화성동탄,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지역의 주택수요 대체와 기능을 분담하고 김포한강, 파주운정, 인천검단신도시는 서울 강서·강북지역 주택수요 대체와 성장거점 기능 분담을 목표로 건설됐다. 광교신도시는 수도권 남부의 첨단 행정 기능을, 양주 옥정과 평택 고덕국제화 신도시는 각각 경기북부와 남부의 안정적인 택지 공급과 거점기능 분담을 목표로 지어졌다.

   
 

당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2개 신도시는 서울 등 주변지역과의 교통체계 구축과 쾌적한 주거환경, 자족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면서 “아울러 수도권의 과밀해소와 주거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기 신도시는 구체적으로 성남판교 의 경우 경기도 성남시 일원에 위치하며 부지면적만 8.9㎢, 주택건설 2만 9300호, 수용인구 8만 8000명으로 조성됐다. 화성 동탄1신도시는 경기도 화성시 일원에 위치하며 부지면적 9.0㎢, 주택건설 4만 1500호, 12만 6000명 규모로 지어졌다. 동탄2신도시는 경기도 화성시 석우동, 반송동, 동탄면일원에 조성됐으며 부지면적 24.0㎢, 주택건설 11만 6500호, 수용인구 28만 6000명 규모이다. 김포한강 신도시는 경기도 김포시 김포2동 일원에 위치, 부지면적 11.7㎢, 주택건설 6만 1300호, 수용인구 16만 7000명이다.

이어 파주운정은 경기도 파주시 일원에 위치하며 16.6㎢ 면적에 8만 8200호가 건설되며 수용인구는 21만 7000명으로 2기 신도시 중 동탄2신도시에 이어 가장 많다. 광교는 경기도 수원시와 용인시 일원에 위치, 부지면적 11.3㎢, 주택건설 3만 1100호, 7만 8000명 수용 규모이며 양주 옥정·회천 신도시는 경기도 양주시 일원에 위치하며 부지면적 11.2㎢, 주택건설 6만 3400호, 수용인구 16만 3000명 규모로 조성된다.

송파구 성남시와 하남시 일원에 조성된 위례신도시의 경우 부지면적 6.8㎢, 주택 4만 4800호, 수용인구 11만명에 달한다. 이어 고덕국제화 신도시는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 고덕면 일원에 조성되며 부지규모는13.4㎢, 주택건설 5만 7200호, 수용인구 14만명, 인천 서구 일원에 조성된 인천 검단신도시는 부지면적 11.2㎢, 주택건설 7만 4700호, 수용인구 18만 4000명에 달한다.

2기 신도시 조성으로 수도권에 건설되는 주택은 총 60만 8000호에 달하며 수용인구는 155만 9000명이다. 1기 신도시 공급으로 건설된 주택가구수가 29만 2000호인 것에 비하면 주택규모만 2배로 늘어났으며 수용인구 역시 33%가 증가했다.

   
 

◆미분양의 늪 vs 준 ‘강남’...무엇이 그들을 갈랐을까?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에 비해 규모가 2배로 늘어났지만 신도시별 양극화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일부 지역은 강남 대체제로 불리며 분양가 대비 2배 이상 값이 뛰었지만 여전히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도 있다. 같은 엄마(?) 뱃속에서 나왔지만 결과는 천지차이인 2기 신도시들, 무엇이 이들의 운명을 갈랐을까.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3.3㎡당 아파트매매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판교로 332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위례신도시가 3.3㎡당 2892만원, 광교신도시 3.3㎡당 2306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2009년 12월 3.3㎡당 2565만원으로 이미 2000만원대에 시세가 형성이 됐지만 이로부터 10년 후인 현재 3320만원으로 3.3㎡당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판교신도시 백현동 알파리움1단지 전용면적 142㎡는 2013년 분양 당시 10억 9340만원에 공급됐지만 지난해 12월 21억 6000만원을 기록하며 최고가 신기록을 세웠다. 최근 이 아파트의 시세는 21억원 초반대에 형성되며 다소 내려갔지만 분양당시와 비교하면 10억원이 올랐다. 이 같은 가격상승으로 인해 판교는 신도시 로또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광교 신도시 역시 2011년 말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1378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년 만에 3.3㎡당 1000만원이 올랐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2015년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당시 3.3㎡당 198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올 5월 기준 3.3㎡당 2892만원을 기록, 이곳 역시 3.3㎡당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실제 위례신도시의 경우 장지동 ‘위례아이파크1차’ 전용 87㎡는 2013년 6억785만원에 분양됐지만 지난해 13억원의 최고가액을 찍은 이후 현재 11억 6000만원에서 12억원 사이에 시세가 형성됐다. 분양가 대비 2배가 오른 셈이다. 특히 판교와 광교, 위례신도시는 집값이 폭등했던 지난해 연간 매매가 상승률이 각각 20.10%, 27.31%, 17.36%로 서울 집값에 버금가는 변동률을 기록, 신도시 중 높은 인기를 누렸다.

   
 

반면 일부 2기 신도시는 여전히 집값이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는 2008년 12월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이 3.3㎡당 1040만원이었지만 올해 5월 기준 3.3㎡당 1115만원으로 으로 10년간 3.3㎡당 50여만 원 상승에 그쳤다. 양주 신도시도 상황은 이와 다르지 않다. 2016년 12월 기준 양주신도시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865만원 선이었지만 현재도 여전히 1000만원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일부지역은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인 곳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파주운정 신도시의 경우 연간 매매가 변동률이 ▲2010년 –15.02% ▲2011년 1.03% ▲2012년 –4.09% ▲2013년 –0.16% ▲2014년 –4.25% ▲2015년 3.31% ▲2016년 3.40% ▲2017년 1.33% ▲2018년 –0.09% ▲2019년 –0.09%로 지난 10여년간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던 시기는 2015년~2017년 단 3년에 불과했다. 이후로는 계속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2기 신도시 중 일부는 미분양 우려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첫 분양을 했던 검단신도시는 연달아 흥행에 참여하며 미분양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인천지역은 올해 3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2454가구로 1년 전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특히 이 중 절반에 달하는 1386가구는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서구에 몰려있다.

‘검단신도시 파라곤 1차’는 1순위 청약 모집에서 874가구 모집 결과 단 65건만이 접수됐다. 2순위에서도 추가 신청이 199명에 그치면서 무려 610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양주 옥정신도시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도 1순위청약마감에 총 1408가구 중 284가구가 미달됐다.

10억원 넘게 오른 신도시가 있는 반면 가격 상승은 고사하고 미분양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2기 신도시의 운명은 무엇이 갈랐을까. 업계에서는 크게 강남 접근성, 즉 교통과 공급과잉을 꼽았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강남권 위주로 가까운 지역들이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고 상승기 때 더 많은 상승세를 나타냈다”라면서 “강남권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판교나 위례 등이 대체지역으로 떠오르면서 강남권과 같이 연동해서 비슷한 가격 흐름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포한강이나 파주 운정 같은 경우 공급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수급 측면에서 가격 상승여력이 높지 않은 것은 당연한 원리”라고 덧붙였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판교나 광교는 신도시 내에 직장이 있고 강남접근성을 위한 교통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만 김포한강이나 검단은 주변에 업무지구가 있는 게 아니라 서울까지 나와야 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 거기에 따른 교통 불편함이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교통편으로 경의중앙선을 이용할 경우 배차간격만 25분에 달한다. 경기도 사회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파주에서 서울로 출퇴근 시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87분으로 성남(65분)보다 22분이 더 걸린다. GTX 등 교통편이 계획됐지만 진행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파주 운정신도시의 준공률은 지난해 말 기준 50.8%로 2011년부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됐지만 아직 입주가 끝나지 않은 단지가 상당수 존재한다.

김포한강신도시의 경우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할 경우 김포한강신도시에서 9호선 개화역까지는 버스로 45분이며 지하철로는 14개 정거장을 지나야 여의도 도착이 가능하다. 소요시간만 90분에 달하는데다 집에서 나와 회사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오는 7월 김포도시철도가 개통할 경우 서울 여의도역까지는 김포 한강지구에서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까지 경전철로 30분, 김포공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30분이 소요된다. 1시간으로 줄어들게 되지만 이 마저도 입주한지 8년 만이다.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재는 도시 축소기이기 때문에 판교와 위례를 제외한, 외곽에 위치한 2기 신도시들의 입지는 앞으로도 타격을 많이 받을 것”이라면서 “일본이 겪었던 외곽 신도시 공동화 현상 등이 발생할 소지가 높다”고 강조했다.

   
▲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주민들이 지난 2월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 교통부 앞에서 주민 총궐기 집회를 열고 교통불편 해소를 촉구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셋째 ‘3기 신도시’ 등장에 둘째 ‘2기 신도시’ 운명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2기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3기 신도시의 공급 소식은 2기 신도시의 사망선고나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물론 3기 신도시가 기존 1,2기 신도시와는 다르게 강남 대체지역이 없다는 점에서 판교와 위례는 3기 신도시 공급과 상관없이 꾸준한 흥행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더해졌다.

이 교수는 “양재에 강남 대체수요지로 3기 신도시 중 하나가 들어서지 않을까 했지만 이번 3기 신도시 중에는 강남 대체지가 없는 만큼 판교와 위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집값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3차 신규택지 공급으로 인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중에는 인천 검단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는 물론 동탄 신도시가 꼽혔다. 동탄신도시의 경우 GTX 역이 들어서는  역세권을 제외한 지역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인근에 신규 주택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장 팀장은 “동탄은 서울 출퇴근 수요도 거의 절반 정도에 이르는 곳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상당히 주요하게 작용한다”라면서 “그에 반해 GTX 역세권 말고는 교통여건이 열악하고 인근에 오산을 비롯해 용인 구성역이 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에 포함되는 등 입지가 더 좋은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경우 오히려 그쪽으로 이주를 하려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토부는 용인시 보정동 일원 276만㎡에 1만 1000가구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3차 신규택지 계획에 포함시켰다. GTX-A노선이 개통되면 삼성역까지 15분대에 도착이 가능하다. 동탄은 GTX-A노선 개통 시 삼성역까지 20분대에 도달이 가능하지만 역세권을 제외하고는 GTX 효과를 누리기가 쉽지가 않다.

이 교수는 “사실 2기 신도시는 3기 신도시와는 무관하게 입지선정에서 계획이 잘못됐다”라면서 “자족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2기 신도시로 선정했지만 사실 독립적인 도시 개발은 불가능한 만큼 결국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만 더 오래 걸리게 만든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정경진 기자  |  jungkj@econovill.com  |  승인 2019.06.13  10: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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