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플랫폼 전성시대다. 미국을 중심으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새로운 시대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는 미국 법무부와 FTC가 점점 커지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독과점을 경계하며 구글 등을 대상으로 전격적인 조사에 들어가는 수준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완벽한 플랫폼 세상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카카오가 있다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 출처=갈무리

플랫폼의 시대가 온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미 미국은 플랫폼 업체가 경제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김병연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20년전과 비교해 소프트웨어, 혹은 플랫폼 업체가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했다"면서 "현재 S&P500 시가총액 상위 1위부터 5위까지 기업은 모두 플랫폼 기업"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과도기에 있다. 과거 한국의 산업 사이클은 '성장-위기-극복'을 반복하며 경공업에서 건설 및 중화학, 전자산업, IT 및 자동차와통신으로 변모했다. 이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저성장과 인구고령화라는 새로운 환경속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이 산업 구조 변화를 프로야구 서포트 구단의 변화와 연결해 설명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김 연구원은 "프로야구 출범 초기 1980년대에는 의류, 음식료 업체가 창단을 주도했다. 청보(청바지, 라면), OB(음료), 해태(제과), 빙그레(제과), 쌍방울(내복) 등"이라면서 "1990년부터 2000년대에는 기아, 두산, 롯데, 삼성, 현대, 한화, LG, SK 등으로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이 주를 이루었으나 2013년 NC, 2015년 KT, 2019년 키움증권 등이 진입하며, 통신서비스, 게임, 증권 등이 추가되었다"고 설명했다.

▲ 국내 기업 트렌드와 프로야구 지원의 상관관계. 출처=갈무리

주식 시장의 트렌드와 비슷하며, 프로야구에 관심을 쏟는 기업이 부흥한다는 가설로 접근하면 재미있는 현상이다. 이에 따르면 내수 중심 기업에서 대기업 그룹, 여기에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국내 경제 체질이 변하고 있다는 논리가 완성된다.

이러한 과도기의 끝, 나아가 새로운 전환기에는 한국 고유의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업체가 경제의 기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미 플랫폼 전성시대가 열린 미국을 보면 검색은 구글, 전자상거래는 아마존, SNS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OTT는 넷플릭스 등이다. 중국도 자리를 잡았다. 바이두, 알리바바, 위챗, 아이치이 등의 플랫폼을 통해 미국과 정확히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한국 상황에 맞게 보면 검색은 네이버, 전자상거래는 G마켓, SNS는 카카오, OTT는 옥수수 등으로 플랫폼을 매칭할 수 있다. 여기서 김 연구원은 향후 성장성이 높고, 수익성(Monetization)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가장 유망해 보이는 업체는 카카오라고 주장했다.

▲ 출처=갈무리

성장 키워드 세 가지
카카오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톡비즈, 핀테크, 자회사 IPO에 따른 수익화가 핵심이다.

카카오의 성장 드라이버는 톡비즈(선물하기, 알림톡, 커머스, 톡보드 등)이다. 5월 2일부터 베타서비스 중인 카카오톡보드의 성장성이 주목된다. 카카오톡 본연의 색을 흐리게 만든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카카오톡보드는 카카오톡 채팅리스트 내 배너 광고다. 카카오톡 유저들이 하루에도 수십번 보는 채팅창에 광고가 시작된다. 채팅창에서 광고를 클릭하면 커머스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잠재력이 상당하다.

▲ 출처=갈무리

핀테크의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뱅크 사용자는 이미 579만명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카카오페이 1분기 거래대금은 10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여 결제뿐만 아니라 송금, 투자 등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전략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클레이튼이 6월 27일 상장하면 카카오 페이, 월렛, 커머스 결제 등이 하나의 암호화폐로 통합될 수 있다"면서 "SNS 플랫폼과 온라인 뱅크를 선점하고 암호화폐까지 확장이 임박한 카카오에게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글로벌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통해 이커머스 플랫폼을 완성하려는 시도와 유사하다.

카카오 자회사의 IPO에 따른 수익화도 호재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2020년 4분기 IPO를 준비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 모빌리티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재고가 없는 서비스업으로의 산업 구조 변화를 나타내고 있고 미국, 중국 등을 거울 삼아 시대적 요구로서 플랫폼 패러다임이 국내 증시에 반영된다면 한국 고유 플랫폼의 성장성도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카카오가 유력한 후보군"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