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25 방문객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 GS리테일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최근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간단한 조리를 거쳐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HMR의 가격이 판매업체 유형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끈다. 이 같은 가격대가 유통 구조 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지만 가격을 낮추거나 더 나은 서비스로 판매가를 합리화하길 요구하는 소비자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5년 간 연 평균 20%의 큰 성장폭을 보일 것을 전제로 2023년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작년(4조원) 대비 2.5배 확대된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인 가구 비중이 2030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5%로 추정되는데다 최근 수년 간 나타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수치다.

▲ 롯데마트가 지난 4월 창립 21주년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 롯데쇼핑

문제는 가격 불균형이다. HMR 주요 고객층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편식의 가격이 대형마트 소비자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일각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가격 편차가 편의점의 장점에 비해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5일부터 26일까지 HMR에 대한 유통업태별 소비자 총구입비용을 분석한 결과 편의점은 3만3450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2만5057원보다 25.1% 높다. 조사 대상 품목 15개 가운데 오뚜기 ‘맛있는 오뚜기밥’은 편의점 판매가(1550원)가 대형마트(900원)보다 1.5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가까운 매장이 있고 상품을 낱개 단위로 살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지만 고가에 의문을 표시하는 소비자도 있다. 이들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들이 많거나 상품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등 아쉬운 점이 발견되는 데 비해 가격은 대부분 너무 높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2년째 자취하고 있는 20대 직장인 김씨는 “요즘 편의점에서 실시하는 각종 프로모션들이 너무 짧게 진행되거나 혼밥족 취향을 잘 반영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주요 고객을 위한 마케팅이 활성화한다면 높은 소비자가에 더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고 다른 상품도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유통업체 사업자 모두 상품이 공급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상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매장유형별 객단가 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만 편의점업체들은 HMR의 경우 최근 고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할인 혜택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매월 이벤트 대상 품목이 변하긴 하지만 프로모션 대상 품목 비중을 25% 수준으로 유지해 고객 혜택 규모를 균일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편의점 상품군 2000개 가운데 500개에 대해서는 매달 각종 프로모션을 지속하고 있다”며 “자체브랜드(PB) 상품들로도 고객에 어필하고 있어 단순히 HMR 상품 가격의 평균가로만 대형마트와 고객 서비스 수준을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고객들의 소비행태가 지속 변화함에 따라 편의점의 존재감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 같은 시장 내 위상에 발맞춰 소비자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가격 및 서비스 정책을 펼치는 등 발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편의점은 1인 가구, 맞벌이 가정 뿐 아니라 거동이 어려운 노년층 고객 등 다양한 수요층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 요구에 맞춰 가격, 서비스 등 측면에 있어 합리적인 구색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면 각종 차별화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방문객을 늘린 뒤 매출로 연결지을 수 있다면 편의점의 생존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