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식품업계가 자사 제품을 활용한 오프라인 디저트 매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매번 식사를 챙기는 것만큼 디저트를 중시하는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식품업계가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에 디저트 사업에 뛰어들어 전문매장을 선보이는 이유다.

실제로 국내 디저트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디저트 시장규모가 2014년 3000억원에서 2015년 8000억원으로 3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은 1조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러한 프리미엄 디저트의 인기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추구)’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부담 없이 맛과 품질이 뛰어난 디저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급 디저트를 일상생활에서도 즐기며 지인과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셈이다. 또한 프리미엄 디저트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집에서 디저트를 즐기는 홈디족(홈디저트족)이 늘어나는 점도 한몫했다.

▲ 오리온 초코파이 하우스 현대백화점 판교점 매장. 출처=오리온

제과기업, 믿고 먹는 대표 디저트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오리온이 운영하는 디저트 전문매장 ‘초코파이 하우스’는 국민간식 ‘초코파이 정(情)’을 새롭게 재해석해 수제 프리미엄 버전으로 차별화했다. 지난 3월에는 ‘디저트 초코파이’의 누적판매량이 20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2017년 12월 ‘초코파이 하우스’가 문을 연 후 1년여 만에 나타난 실적이다.

디저트 초코파이는 오리온의 디저트카페 ‘랩오(Lab O)’의 파티셰들이 연구·개발 끝에 완성한 레시피로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함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다. 초코파이를 업그레이드해 100% 카카오 버터로 만든 리얼 초콜릿 코팅에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스노우 마시멜로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리지널, 카라멜솔트, 카카오, 레드벨벳, 인절미, 무화과베리, 흑임자 등 다양한 맛을 초코파이에 적용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디저트 초코파이를 통해 젊은 층에 오리온 제품과 초코파이가 유행에 앞선다는 이미지가 형성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현재 전국 11개 매장인 초코파이 하우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몽쉘 생크림 케이크샵. 출처=롯데제과

롯데제과는 1991년 출시한 ‘몽쉘’을 앞세워 디저트 시장에 들어섰다. 롯데제과는 2018년 10월 ‘몽쉘 생크림 케이크샵’ 플래그십 스토어를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에 오픈했다. 프레시 크림 케이크라는 콘셉트에 맞춰 파티셰가 매장에서 직접 몽쉘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벨기에산 프리미엄 초콜릿, 견과류, 당절임 과일 등으로 속을 채워 색다른 몽쉘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수제 몽쉘을 제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빙그레의 소프트랩 안테나숍. 출처=빙그레

대세는 프리미엄 우유
아이스크림과 유업계도 디저트 매장으로 눈을 돌려 경쟁에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우유 소비 부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디저트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유의 고소한 맛을 강조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내세우며 프리미엄 디저트 매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빙그레는 소프트아이스크림 브랜드 ‘소프트랩’을 통해 디저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소프트랩은 소프트아이스크림 원재료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B2B사업 브랜드다. 소프트랩의 유지방 함량은 12.1%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중에 가장 높은 함량이어서 부드럽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지난 2017년 여름에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소프트랩 매장인 ‘안테나숍’을 오픈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소프트 랩 안테나 숍은 브랜드 홍보 및 샘플 제공을 위해 기획됐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특성상 제조 기기가 없으면 샘플을 제공할 수 없어 안테나 숍과 팝업 스토어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메뉴도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컵, 크루아상 콘, 셰이크 등을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연간 9조원대로 추정되는 세계 디저트 시장은 향후에도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B2B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폴 바셋 100호점 매장 전경. 출처=엠즈씨드

매일유업은 자회사 ‘엠즈씨드’로 디저트 시장에 자리를 잡고 있다. 유업체 중 디저트 시장 공략에 제일 처음 나선 기업이다. 2009년 디저트 카페 ‘폴바셋’을 론칭하고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해왔다. 현재는 오피스 상권이나 백화점 등에 점포를 확장하며 전국 매장 수는 약 100개로 오는 2020년까지 총 200개 매장 수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남양유업도 2014년에 디저트 카페 ‘백미당1964’를 열며 경쟁에 가세했다. 남양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에 집중하고 있다. 우유 아이스크림의 경우 남양유업이 직접 관리하는 목장에서 생산한 유기농 원유로 가공된다. 남양유업은 현재 77개점인 백미당 매장 수를 2020년 100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업체들의 디저트 시장 진출이 자칫 골목상권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주요 상권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가맹 사업으로 소규모 매장을 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유업체들은 모든 디저트 카페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썬 디저트 카페 시장에 진출한 유업체들이 모두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어 개인 사업자들과 상권이 겹치진 않는다”면서 “오히려 포화상태에 이른 커피 프랜차이즈들과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기업들이 가치 지향 소비 확대에 따른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들 요구에 부합하면서도 차별된 고급 디저트를 선보여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