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버와 리프트는 최근 가장 기대되는 두 개의 IPO였다. 그런데 아직까지 둘 다 모두 맥을 못 추고 있다.    출처= WordPres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우버와 리프트는 최근 가장 기대되는 두 개의 IPO였다. 그런데 아직까지 둘 다 모두 맥을 못 추고 있다.

이 승차 공유 회사들은 모두 첫 거래일에서 IPO 가격(공모가) 이하로 떨어졌다. 그것은 IPO 세계에서 심각한 죄를 짓는 것이다.

우버와 리프트를 공개하는 데 도움을 준 투자은행 JMP 그룹의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인 카터 맥에 따르면, 이 유명한 실패자들이 현재는 손실을 입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을지를 보다 잘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버와 리프트의 IPO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투자자들이 수익성에 관한 한 보다 분명한 길을 찾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투자은행인 JMP는 이 두 회사의 IPO의 관여했던 십여 개 주간사 중 하나다. 그러나 맥은 IPO의 가격 전략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를 할 수 없었다. 자신보다 더 큰 월가 회사들이 그 거래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리프트의 IPO는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와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가 주도했고 우버의 IPO는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와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가 주도했다.

이달 9일 상장한 우버는 24일 41.51달러로 마감해 여전히 공모가 45달러보다 8%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지난 3월 29일 상장한 리프트는 24일 57.10 달러로 마감해 공모가 72달러보다 21% 낮다. 상장 첫날 88.60달러까지 치솟은 시점에 리프트를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35%)을 보고 있는 셈이다.

맥은 "이 회사들과 관련한 입소문이 너무 많았고 과대 광고가 넘쳐 이들이 공모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청난 손실

우버와 리프트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월가는 그들이 지나친 가격 전쟁을 벌이고 새로운 야망에 자금을 쏟아 부으며 누적된 엄청난 손실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최근 IPO를 한 회사들로 구성된 ETF를 운영하고 있는 르네상스 캐피털(Renaissance Capital)에 따르면, IPO 이전 12개월 동안 우버 만큼 큰 손실을 기록한 회사는 없었다. 리프트도 그 리스트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르네상스 캐피탈의 캐슬린 스미스 대표는 "당신 회사라면 그 리스트에 오르고 싶지 않겠지요”라고 말한다.

▲ 에어비앤비, 위워크, 크라우드 기반 협업용 도구를 제공하는 슬랙(Slack), 데이터분석업체 팔란티어 등 유명 스타트업들이 2019년 또는 2020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출처= Flipboard

스미스는 우버와 리프트의 실망스러운 데뷔는 투자자들이 단지 자신들이 핫딜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무작정 뛰어드는 것에 대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상장된 스타벅스의 중국 대항마 루이싱커피(Luckin coffee 瑞幸)는 상장 첫날 주가가 25.96달러로까지 올라 공모가 17달러보다 53% 급등하는 호조를 보였지만 스타벅스를 겨냥한 대대적인 할인 판매 전략이 지탱되기 어려우리란 관측과 지속하는 손실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약세로 돌아서 24일 15.32달러로 공모가보다 10%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스미스는 "입소문을 많이 탄 대형 업종은 시장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나친 과대 평가

JMP의 카터 맥은 우버와 리프트가 너무 오랫동안 비상장 개인 기업 상태로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들은 상장 직전 최고 가치로 평가되기 전에 좀더 일찍 상장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실리콘 밸리의 후한 자금 지원 덕분에, 많은 인기 스타트업들이 월가 데뷔를 몇 년 동안 미룬다. 벤처 캐피털 회사들은 이같이 손실을 입는 회사들이 계속 살아 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게 쉽게 조달한 자금으로 창업자들은 사업 모델을 유지할 수 있었고, 값비싼 인수합병(M&A)을 하고, 신제품에 대한 연구비를 지불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금 조달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회사의 가치는 더욱 더 부풀려졌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스미스는 "문제는 이 회사들이 상장되기 전에, 공개시장에서는 따라주지 못할 수준까지 높이 평가되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미스는 우버와 리프트 같은 회사들의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매기는 유일한 방법은, 이전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매겨졌던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인데, 이는 이미 이 회사들에 투자한 벤처 캐피털 회사들에게 큰 손실을 안겨주는 것이어서 그런 보수적 접근 방법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무도 그렇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까요"

▲ 그러나 IPO 시장이 ‘아직도 건강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IPO를 앞둔 핀터레스트, 줌 비디오, 스포티파이 같은 회사들로 구성된 ETF는 올해 31% 급등해 나스닥의 상승률을 두 배로 기록하고 있다.  출처= IPO News

상장 앞두고 있는 에어비앤비, 위워크, 팔란티어(Palantir) 등

그러나 맥은 다가오는 IPO 예정 업체들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위워크, 크라우드 기반 협업용 도구를 제공하는 슬랙(Slack), 데이터분석업체 팔란티어 등 유명 스타트업들이 2019년 또는 2020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맥은 이들 외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많은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와 리프트의 실망스러운 데뷔가 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정을 꺾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장 후 놀라운 상승을 보인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이미지 중심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핀터레스트(Pinterest), B2B 기업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만드는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Zoom Video Communications), 의료기기 제조업체 쇼크웨이브 메디컬(ShockWave Medical) 등 IPO 성공 사례도 적지 않다.

그는 2019년 전체로 보면 신규 상장업체들의 주가는 IPO 공모가격보다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성공 기업들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평균 19%에 달한다.

맥은 또 사이버 보안 분야의 유니콘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의 데뷔에 대해서도 "몹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역시 JMP가 주간사로 참여하는 이 IPO가 "잘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버와 리프트의 저조한 실적 때문에 이들이 IPO를 미룰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르네상스의 스미스도 IPO 시장이 ‘아직도 건강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는 그의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IPO를 앞둔 핀터레스트, 줌 비디오, 스포티파이 같은 회사들로 구성된 ETF를 예로 들었다. 르네상스의 IPO ETF는 올해 31% 급등해 나스닥 상승률의 두 배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스미스는 IPO의 다음 물결은 그들의 공모 가격을 결정하는 데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규로 상장하는 회사들이 공모가를 계속 경신한다 해도, 그런 시장이 계속 지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언제든 발을 뺄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