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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우리의 채용 환경은 왜 이럴까
   

우리 모두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실수를 할 수 있고, 그 실수를 반복하면서 실력을 보여주고, 원하든 원치 않든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그 과정 속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때 예측 불가능한 것 투성이로 둘러 쌓인 삶 속에서 최대한의 안정감을 찾기 위해 혼자 살기 보다는 ‘조직’이라는 울타리를 찾으며 심리적, 경제적 안정감을 좇는 것이다.

이때 통과해야 할 관문이 있다. 대다수의 조직에서 요구하는 서류 심사와 면접. 그러나, 둘다 쉽지 않다. 그들이 원하는 답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내가 낼 수 있는 답만을 제시할 뿐이다. 그러다 수십에서 수백 번의 ‘미끄러지는’ 경험을 통해 결국 원하는 바에 도달하게 된다. 울타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 말이다.

하지만, 울타리를 들어가는 과정도, 울타리 속도 마음이 편치 않다. 이미 진입하는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된다. 몇 번의 실패를 겪었을 지도 모르고, 심지어 내가 지원하는 곳이 뭘 하는 지도 모르는 채 ‘지원’에만 몰두하게 된다.

이렇게 된 데에는 기업과 구직자 사이의 정보 편향성에 있다. 아니, 정확히는 진실한 소통의 부재이다. 기업은 진짜 필요한 인재의 유형 및 특징을 거의 모르거나, 당연히 모르기 때문에 ‘어떤 이가 필요’하다고 말하지 못한다.

아무렇게나 올린, 전임자가 올렸던, 이전에 입사한 이의 조건 등을 그대로 표기한, 여러가지 유형의 공고들이 수백 수천 개의 데이터로 잡 포털을 도배한다. 그 안에서 일종의 술래가 없는 숨바꼭질은 시작된다.

그래도 서류 심사는 낫다. 나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기입하면 그만이다. 다만, 여기에는 ‘바꿀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이른바 스펙이라는 것을 여기에 옮겨 적는다. 그래서 모두들 최대한 많은 내용을 기입하여 스스로를 부풀리기 위한 경쟁을 해왔다.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졌는지도 모르면서, 많은 이들이 하라고 하면 그저 따라서 같이 하기 바빴다. 이를 쌓기 위해 일상이 바쁘면 잘하고 있다고 믿었고, 오히려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스스로에게 죄를 짓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또한, 주변에서 이런 분위기를 끊임없이 조성한다.

자격증 하나 두 개는 기본이고, 각종 수상 기록과 해외 연수까지 없는 것이 없다. 쓸데없는 고능력자, 고학력자를 만들었다. 그들이 더욱더 헷갈리 수 있도록 의미 없는 ‘희망’까지 앞다투어 선사했다. 기업의 TO는 없는데, 그게 없는 줄 모르고, 자신은 꼭 될 수 있다는 희망 고문을 시전하는 것이다.

진실은 이렇다. 대다수의 기업은 채용 과정을 포함한 그들의 불합리하고, 특별한 원칙도 없는 것으로 지원자를 헷갈리게 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들에게 희망만을 선사했다.

분명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뽑는다고 했다. 하지만, 딱히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기준에 신입, 경력직 모두를 나부끼게 만들었다. 그때마다 다른 기준에 혼란스러움은 최고조에 달했고, 비로소 스펙이 아니라, 직무 전문성으로 선발한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더 촌극이 벌어진다. 해당 직무에 대한 경험이 없는 신입에게도 다른 조직에서 경력을 쌓은 이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그 회사가 바라는 ‘직무 전문성’을 기준으로 그 회사에 대한 경험이 없는 이들을 평가를 한다는 것이 도무지 말이 되질 않는다.

당연히 여기에는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테이블은 없다. 그저 ‘논리적 개연성’만이 존재한다. 물론, 그거라도 있음 다행이다. 직무상에 필요한 최소한의 스킬과 테크닉 만을 보거나, 이를 기준으로 면접자를 선별하겠다는 식의 내부 기준도 갖고 있지를 않다.

신입이 어디서 어떤 직무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는 말인가, 경력직이라고 해도 대다수에서 부르는 직무상의 명칭의 경험을 몇 년 했다고 해서 그 일을 혹은 그 일과 유사한 성격의 일을 다른 조직에 가서도 할 수 있고, 심지어 괜찮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다.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그들 각자가 일을 정의하고, 대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TV사업부와 LG전자의 TV사업부는 똑같이 TV를 만들지만, 그들이 TV를 각자 다르게 정의할 것이다. 또한, 그러다 보니, 그들이 목표로 한 고객과 그들과 관계를 맺으려는 방식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무작정 같은 업계의 유사한 업무를 했다고 해서, 그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말이다. 다른 업계를 비춰봐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일이 속한 조직의 성격과 그 동안 비즈니스를 해왔던 궤적, 그리고 그 일을 그동안 했던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에 따라 늘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및 결과 등은 수많은 변수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결과 상의 KPI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혹시 주변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조직에 들어간 이가 있다고 하면, 자신이 ‘왜 뽑혔는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뽑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의 말을 잘 들어보라. 그러면 그 사람 스스로 얼마나 무능력 한지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또한, 자신이 만든 성과라고 자랑처럼 떠드는 이에게 같은 질문을 해보자. “혹시 당신은 이전 직장에서 만들었던 성과를 지금의 직장 혹은 다음의 직장이 될지 모르는 곳에서 어떻게 만들 것이며, 그에 대한 원리를 알고 있는지” 말이다.

왜? 비즈니스를 단순화 시켜 볼 때, Input과 Output 대비하여, 그 중간을 스스로가 잘 메웠다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라면, 통성명도 하기 전에 사람을 보자마자 자신에게 매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는 것과 같다.

우리 모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각자 지금의 일을 하는데, 어느 정도의 사고력을 요하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의 시스템이 완성되는 그림을 갖고 있는 곳에는 몇몇의 특수한 비즈니스와 직무 등을 제외하면 그냥 ‘사무직’이다.

그런 사무직에 너무나 높고 다양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봐야 한다. 컴퓨터를 잘 다루면 되고, Windows OS에서 일할 때 사용하는 MS 프로그램을 그저 사용할 줄 알면 그만이다. 최소한 요구하는 스킬 수준은 천차만별이겠지만, 가장 낮은 수준으로 볼 때는 켜고 끌 줄만 알면 충분하다.

오히려, 비즈니스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제 이런 부분을 이해하고 응용 및 활용하여 자신이 맡은바 직무에서 적정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Soft Skill이 더욱 중요하다. 회사의 언어를 기준으로 말하기, 듣기, 쓰기 등에 빠르게 적응하고, 선배들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고, 최소한 따라하고, 더 나아가 이를 자신의 직무상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그래서, 채용을 포함한 회사(조직)에서 사람을 조직 울타리 안으로 들이는 최소한의 기준만이라도 제대로 밝혔으면 한다. 그것도 꾸미지 말고 말이다. 대외적으로 확실한 통과 기준 등을 알려주면, 적어도 그 회사에 들어가려는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보일 것이다.

만약, 이때 필요한 스킬 또는 테크닉이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면, 이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 최소한의 의미 있는 한 가지를 얻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작정 채용(정식 입사) 보다는 인턴십 또는 수습 등을 채용 과정 상에 적용하여, 회사도 지원자를 경험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지원자도 회사를 경험하고 더 다닐지 말지 결정을 함께 하는 것이다. 채용도 엄연히 회사와 개인간의 계약이기 때문이다. 보다 수평적인 입장에서 서로가 서로를 필요함을 확실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정식 출발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더 많은 지원자를 확보하려는 의미 없는 활동을 통해 해당 기업의 채용 브랜드를 스스로 망치게 된다. 또한, 면접과정에서 보여주는 불성실한 태도를 통해 지원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혼란에 빠뜨려 실력을 보기 보다는 불필요한 ‘인성 위주의 검증’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네 기업들은 채용에 있어 너무나 큰 잘못을 하고 있다.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같은 철학을 기반으로 사람을 뽑고, 자르는 중이다. 그 과정 속에 어떤 잘못을 했는지 일일이 열거 할 수는 없다. 다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검증된 기준을 통해 사람의 실력을 확인하려는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그 과정 속에 불평등함을 최소화 해야 한다.

무조건 높은 기준으로 사람을 뽑아, 그 사람이 가진 바닥까지 보려고 하는 방식은 옳지 못하다. 그럴수록 스스로를 숨기려는 이들에게 당하기 일쑤다. 차라리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재, 그 인재를 대하는 우리만의 방식 등을 최대한 드러내려고 한다.  

지원자들은 하고 싶은 일을 많지만, 가고 싶은 곳은 없다. 그런데, 그 원인 제공을 지금의 기업들이 하고 있다. 채용 환경은 결코 한 쪽만의 노력으로는 나아지지 않는다. 기업들이 하루 빨리 Human Resources(인적 자원)라는 관점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구직자와 기업간 평등한 계약관계를 이루기 위한 과정상의 투명성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다.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  careerstyling@gmail.com  |  승인 2019.05.26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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