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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②] 다양한 유형의 성년후견제도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우리 민법상 성년후견제도는 그 유형에 따라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 임의후견 4가지로 나뉜다. 이는 다시 후견의 범위와 내용이 ‘법률과 법관의 재량’에 의하여 정해지는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 등 ‘법정후견’과 ‘당사자 간 계약’에 의하여 후견의 범위와 내용 뿐 아니라 후견인도 선택 가능한 ‘임의후견’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가 통상 법원에 후견청구를 한다고 했을 때의 성년후견이란 대부분 ‘법정후견’을 의미한다. ‘임의후견’의 경우도 당사자 간의 후견계약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후견계약에서 정한 후견개시사유 발생 시 본인 또는 후견인 등이 ‘가정법원’에 임의후견감독인의 선임을 청구해야만 비로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지만, 아직은 ‘임의후견’제도를 활용하는 경우 자체가 드물어 법원에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을 청구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우선 성년후견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경우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민법 제9조 제1항). 여기에서의 정신적 제약이란 발달장애, 치매 등의 선천적·후천적 요인 모두를 포함하는 것인데, 무엇이든 간에 그 제약의 정도는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만약 본인의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라면 한정후견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12조 제1항). 한정후견이 예정하는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결여된 정신적 제약은 ‘지속적’으로 결여될 것까지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편에서 소개한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은 치매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결여된 것은 사실이나, 그 정도가 ‘지속적’으로 결여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 하에 법원은 그에 대하여 한정후견선고를 한 바 있다. 한편 특정후견의 경우는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이 있는 경우에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성년후견 및 한정후견과 동일하나, 이는 일시적인 후원이 필요하거나 또는 특정한 사무에 관한 후원이 필요한 경우에만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민법 제14조의 2 제1항). 즉, 본인에게 정신적 제약은 있으나, 그것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거나 특정 사무에 한하여 후견이 필요한 경우에는 특정후견이 선고되는 것이다.

각 후견제도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본인의 조건이 다른 만큼 후견 선고 시 후견인의 권한과 의무도 달라진다. 본인의 행위능력을 가장 많이 제한하고 후견인의 권한이 가장 큰 성년후견의 경우에는 성년후견 선고 시 후견인이 본인이 이미 한 법률행위를 취소하거나(민법 제10조), 법정 대리할 수 있는 권리(민법 제938조), 본인의 신상에 관한 내용을 결정할 권리(민법 제947조의 2)를 갖는다. 한정후견의 경우에는 후견인이 본인이 이미 한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는 없고, 이를 동의할 권리(민법 제13조)와 대리할 권리(민법 제959조의 4), 본인의 신상을 결정할 권리는 갖는다. 그에 반해 특정후견의 경우에는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과 달리 취소권이나 동의권은 인정되지 않고 특정된 사무 또는 특정된 기간 동안 후견사무에 대한 대리권만을 가질 뿐이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각 성년후견의 종류와 특성, 후견인의 권한과 의무 등을 검토하고 나면, 자신의 경우에는 과연 각 성년후견 중 어떤 후견을 선택해 청구해야 할지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정신적 제약에 의한 사무처리능력 결여가 지속적인지 일시적인지, 혹은 특정 사무에 한하여 후견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판단이 청구할 성년후견의 유형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지만, 이는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라면, 우선은 후견을 청구하고자 하는 당사자 입장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유형의 후견을 선택하면 된다. 어떤 유형의 후견을 선택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후견을 청구하는 당사자의 선택에 맡겨진 문제일뿐더러, 법원이 심리과정에서 청구인이 청구한 후견의 유형보다 더 적합한 유형의 후견이 존재한다는 판단이 들 경우 법원은 다른 유형의 후견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현재의 후견제도는 그 유형이 고정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안의 성격에 맞게 법원이 직권으로 적합한 유형의 후견을 발견하는 특징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보다 실무적으로 성년후견을 청구할 때는 어떠한 점들을 고려해야 하고, 성년후견심판이 실제적으로 어떠한 절차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5.25  17: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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