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제와 같은 시간에 기상하여 비슷한 출근 준비를 하고 8시간을 책상에 앉아 하루를 보낸다.

늘 똑같은 일상, 하지만 각기 다른  ‘아름다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며 그 고민의 다양함에서 흥미를 갖고, 해결을 통해 보람을 느끼게 된다.

조금 전 단아한 느낌의 직장인 여성이 누렇게 변색해 버린 양쪽 새끼발가락의 발톱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지, 빠른 치료가 가능한 지 궁금해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곧 결혼식을 올리고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순백의 해안가 모래밭을 패디큐어 없는 하얀 맨발로 신랑과 함께 나란히 걷고 싶다고 한다.

“원장님, 패션의 완성인 미모는 자신이 있는데요, 발톱 때문에 속상해요” 라고 말하길래

“그럼 시작점인 발에 문제가 있어서 오신 거군요”하며 웃으며 맞받아친다.

우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감염이 의심되는 새끼발가락 발톱의 표면을 긁어 수산화칼륨처치 한 뒤 현미경을 통해 보니 조갑진균증(손,발톱 무좀)으로 나타났다.

이 검사는 매니큐어나 인공손발톱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조갑진균증과 매우 유사해 보일 수 있어 육안으로 명확하게 판명되지 않을 경우 확진을 위해 필요한 검사이다.

이 환자처럼 신혼여행을 해변가로 계획하는 경우 외에도 발톱무좀이 있는 환자들은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좀처럼 샌들을 신을 수도 없고, 좌식 회식자리 참석 때에는 가장 먼저 혹은 가장 나중에 착석하여 남의 시선으로부터 맨발의 노출을 최대한 숨기게 된다.

이 같은 발톱 무좀은 무좀균이 발톱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피부에만 생긴 무좀에 비해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고 과정도 복잡하다.

증상은 발톱이 황갈색을 띠고 발톱 아래쪽에 각질이 두꺼워진다. 더 진행되면 불투명하게 변색이 되거나 부스러지면서 정상 형태를 잃는다.

발톱무좀 치료 방법으로는 국소 항진균 크림, 로션, 젤 그리고 래커가 치료에 사용될 수 있지만 이러한 제제들은 딱딱한 발톱 밑에 곰팡이 균까지 약물이 충분히 흡수되기 어렵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먹는 약의 경우 임산부나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등 복용이 어려운 경우도 많고 때로는 혈액검사의 모니터링이 필요할 수 있어 번거로운 편이다.

그래서 본원에서는 핀포인트 레이저를 이용해 발톱무좀을 치료하고 있다. 핀포인트 레이저는 1064nm 파장을 갖는 레이저로 발톱무좀 주위의 정상 피부조직에 대하여는 레이저 손상을 최소로 해 보호해주면서 발톱무좀 곰팡이만을 선택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임산부나 간이나 신장 기능 등 이상이 있어 약물 복용이 어려운 환자도 치료가 가능한 방법이다.

한 달에 한 번 10여 분 정도의 레이저 치료로 손발톱 무좀을 없앨 수 있게 된 것이다. 통증도 찌릿찌릿 한 정도로 가벼운 자극 정도이다.

이 치료법은 지난 2015년에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로 등재돼 간 손상, 위장 장애 등으로 먹는 약 복용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

무좀은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내원을 하지 않는 등의 행동을 한다면 다시 재발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숙련된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끝까지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항상 청결하고 습하지 않은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으며 치료 시 주의사항을 잘 숙지하여 지켜주는 것이 만족도 높은 치료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6월 하순에 시작해 7월 하순까지 25~30여 일 이어지는 장마철이 한 달 뒤로 다가온다.

습하고 더운 온도는 조갑진균증이 가장 사랑하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나의 손발톱 중에 누렇게 변색된 것이 있다면 매니큐어나 패디큐어로 숨기기보다는 미리 내원하여 KOH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KOH검사와 치료까지 30여 분을 함께 한 곧 몰디브로 떠날 5월의 신부는 생각보다 간단하고 쉽게 치료가 끝났다고 감사해 하며 총총이는 발걸음으로 회사로 복귀했다.

늘 다를 바 없는 일상이지만 감사해 하는 환자의 뒷모습은 언제나 나를 격려해 활기를 재충전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