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국제유가가 보합권 혼조세로 마감했다. OPEC+ 회동에서 감산 유지와 증산 전망이 동시에 거론된 중에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날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0.2%(0.34달러) 하락한 배럴 당 63.1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7월 인도분은 0.21%(0.15달러) 오른 배럴 당 72.06달러를 기록했다.

OPEC과 비OPEC 산유국의 합의체인 이른바 ‘OPEC+’가 기존의 감산 합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암시를 전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보도했다.

칼리드 알 팔리 (Khalid al-Falih)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사우디 제아데서 열린 감산모니터링공동위원회(JMMC)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관련 동맹들 사이에서 원유 재고를 줄이기 위한 컨센서스가 있었다”면서 “유가가 (런던 시장에서) 현재 배럴당 70달러를 넘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믿고있다”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OPEC 산유국들은 올해 1월 1일부터 6개월간 하루 12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JMMC에 참석한 알렉산데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다소 다른 시각을 보였다고 블룸버그 등은 보도했다.

그는 “현재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수요와 공급 전망이 감산 연장 여부를 좌우할 것이며 공급이 부족할 경우 증산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같은 차이가 곧 글로벌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JMMC는 시장을 더욱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성명서를 냈다고 블룸버그 등은 보도했다.

JMCC는“현재의 석유시장 상황과 거시경제 발전 등을 분석했을 때 위원회는 중요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음을 인식했다”라며 “무역 협상, 통화 정책 개발, 지정학적 과제 등이 포함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진 맥길리언(Gene McGillian) 트래디션 마켓리서치 부사장은 “실질적인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라며 “시장은 앞서 나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쟁 이야기가 본격화 될 정도다.

1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official end)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마라!”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싸우고 싶지 않다”라며 “다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둘 수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2일(현지시간) 이란 원유 수출 제제를 강화했다. 이에 이란은 8일 “우라늄 보유 한도 제한 규정을 준수할 생각이 없다”라며 핵개발을 우회적으로 선언했다. 같은날 미국은 이란 전체 수출의 10%를 차지하는 철, 구리 등 광물 수출에 추가적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1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국으로 석유를 수송 중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 등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은 일이 발생했다. 공격 주체가 밝혀지지 않은 중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이란이 범인으로 주목되는 모양새다. 다만, 이란은 공격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