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2분기 연속 인텔에 무릎을 꿇었다. 메모리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상위 10대 기업 중 매출 감소 폭이 가장 큰 기업이라는 씁쓸한 타이틀도 가져온 가운데, 연구개발 확대와 파운드리 전략 가동으로 반등의 움직임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정은승 사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17일 업계 및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은 총 735억48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들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중심으로 수퍼 사이클(장기호황)이 종료된 가운데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은 인텔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선 가운데 시스템 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인텔이 2분기 연속 왕좌를 가져간 셈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57억99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상위 10대 기업 중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가장 적게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1분기 128억6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2위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4% 줄어들며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 종료 후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떨어지는 한편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 외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쟁자인 TSMC가 70억9600만달러로 3위, SK하이닉스가 60억2300만달러로 4위, 미국 마이크론이 54억7500만달러로 5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이 흔들리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나는 한편, 인텔에 빼앗긴 왕좌도 가져오지 못했으나 R&D(연구개발) 중심의 전략을 가동하는 한편 파운드리 중심의 시스템 반도체 로드맵에 희망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총 5조372억원으로 2분기 연속 5조원을 넘겼다.

연구개발의 큰 축이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삼성 2030 선언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한편, 국내 팹리스 업계와 연합해 파운드리 인프라를 적극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5일 미국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를 열어 3나노 공정 기술을 공개했으며, 추후 EUV 퍼스트 무버로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