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흥국생명이 최근 신계약가치가 큰 건강보험상품을 연달아 출시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중이다. 지급여력 개선을 위해 자본 확충보다 순이익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4가지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올 초부터 이달까지 출시한 상품 포트폴리오는 신계약가치가 높은 건강보험 상품이 대부분이다.

흥국생명은 2017년까지 신종자본증권 등 대규모의 자본확충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지급여력(RBC)비율은 낮은 상황이다. 특히 과거 고금리의 종신·연금보험 판매로 책임준비금을 최소 1조원 이상 추가 적립해야하기 때문에 자본규모를 늘릴 필요성이 있지만 순이익 확보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는 “신상품 포트폴리오를 변액보험과 건강보험 중심으로 전환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지난해 가장 먼저 출시한 상품은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이다. 해당 상품은 기존의 변액특성에 더해 고혈압, 당뇨를 가진 유병자에 대한 연금사망률을 개발해 연금전환특약도 존재한다. 흥국생명은 해당 상품으로 특별계정 상품 라인을 확대한데 이어 건강보험 중심의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특히 흥국생명은 지난해와 올해 치매보험 개발과 판매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흥국생명은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해 신계약 물량을 확보했고 지난달에는 일반암과 중증치매 두 질병을 모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을 출시해 전속과 GA채널을 통해 집중 영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출시한 암보장 치매보험은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보장금액이 변동하는 부분과 보장범위를 높게 평가 받아 6개월간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해 관심이 모아졌다.

또한 흥국생명은 올해 건강보험 중심의 △질병보험 △재해보험 △미세먼지보험을 온라인상품 전용으로 출시해 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2017년에 지점 통폐합과 함께 코드만 있고 실제로 활동하지 않는 설계사를 정리해 현재 1885명의 설계사가 대면영업을 진행 중이다.

흥국생명이 온라인이라는 비대면 채널을 오픈한 이유는 보장성보험 수익원을 보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에 흥국생명은 저해지 종신보험을 출시해 보장성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흥국생명은 2017년 자본확충과 인력감축을 진행한 이후 지난해부터는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하지 않았다.

◇ 자본확충 중단한 이유, 높은 조달비용 때문?

흥국생명은 2016년 RBC비율이 145.4%까지 떨어지면서 2017년에만 세 차례의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흥국생명은 자본확충 규모가 총 6070억원에 달하는 만큼 조달비용도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삭감 효과가 발생했다. 흥국생명은 2017년 3월 각각 350억원의 원화 신종자본증권과, 5571억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했다.

지난 1년간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배당으로 총 246억원을 지출했다. 신종자본증권 배당금은 같은 기간 순이익 606억원의 40%에 달하는 수치다. 특성상 신종자본증권의 실질은 채무증권 이지만 형식적으로는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매분기 발생하는 이자비용이 잉여금에서 차감된다. 흥국생명은 지급여력을 높이기 위해 자본을 늘렸지만 조달비용 탓에 다시 자본 삭감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흥국생명의 외화, 원화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는 4.47%, 4.93% 수준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올해 1분기 흥국생명은 순이익 증가로 지급여력이 개선됐지만 생보사 평균 대비 낮은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시행한 부채적정성평가(LAT)에서 책임준비금 결손액이 1조1069억원에 달했다. 해당 준비금 결손액은 모두 고금리시절에 팔았던 금리 확정형 상품에서 발생했다.

1분기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188.5% 수준으로 당국의 지급여력기준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금리확정형 상품에서 발생한 결손 때문에 향후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자본확충과 관련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전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만큼 현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