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기간이 종료된 송파 헬리오시티는 전월세 시장의 안정과 매매가 형성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송파 헬리오시티의 입주기간이 끝나면서 전세시장 또한 안정기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이전 조합원 권리 취득분들의 거래도 발생하면서 서서히 시세 형성 또는 거래가 상승도 이뤄지고 있었다.

14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4월까지 송파 헬리오시티는 22건의 매매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헬리오시티의 등기이전과 전매제한이 아직 풀리지 않음에 따라, 2003년 조합원 권리를 취득한 물량만 순차적으로 매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총 951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대단지로, 본래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 단지다. 헬리오시티의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큰 규모의 이주량에 따른 역전세난 등이 예상됐지만 시장은 다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전용면적 84㎡ 약 15억원에 거래 중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1일 헬리오시티의 입주기간이 끝나고 입주율 역시 90% 이상을 육박하고 있다고 일대 중개사들은 전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른 실거래 사례를 보면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저층은 14억원대 후반, 고층은 15억원대 중후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직방 기준 송파 헬리오시티의 단위면적 3.3㎡당 매매가는 평균 4708만원이다. 이는 송파구 평균인 3516만원보다 약 1200만원 높은 수준이다. 전용면적으로 환산했을 때 59㎡는 13억원, 84㎡는 15억원 수준이다. 잠실동의 ‘레이크팰리스’ 84㎡가 14억5000만원, ‘트리지움’이 14억9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헬리오시티의 매매가가 잠실 본동을 따라잡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전통 강자로 평가되는 ‘엘스’가 15억8000만원, ‘리센츠’가 16억2000만원인 것과 비교해 거의 근접한 시세로도 볼 수 있다.

▲ 송파 헬리오시티의 단위면적 당 시세는 송파구 평균보다 약 1200만원 높은 4708만원에 형성돼 있다. 출처=직방 어플리케이션.

그러나 이것이 시세 형성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평가한다. 가락동 D공인중개사는 “현재 풀린 물량들은 2003년 이전 조합원 자격을 얻은 사람들의 매도분으로, 이들은 8.2 대책 당시 양도제한이 풀리면서 꾸준히 거래돼 온 것이고 그 물량도 적기 때문에 대표성을 갖지는 못 한다”면서 “거래장세 속에서 동별·층별 입지에 따라 저가 매물부터 순차적으로 소진돼 온 것이라 남은 2003년 이전 조합원 물량은 점차 고가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헬리오시티 조합 측은 등기 이전은 올해 10월 이후로 예상하고 있어, 본격적인 매매 거래 역시 해당 시점 이후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매물들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가격 형성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다수의 물량이 풀릴 것으로 보이는 10월 이후에 매도자들의 숙고가 필요하다고 가락동 U공인중개사는 분석했다.

그러나 해당 중개사는 “투자용으로 헬리오시티 아파트를 매도한 사람들의 비중이 다른 곳보다 유독 높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매제한이 풀린다고 해서 물량이 쏟아져 나오거나 시세가 낮아지는 시나리오는 개연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축 아파트 특성 상 입주자들이 일정 기간은 거주하려는 욕구도 높고, 투자용으로 산 사람 역시 더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시장도 마땅하지 않기 때문에 매도 사이클은 더 늦게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지역 중개사들 다수는 아파트 시세는 결국 올라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헬리오시티 단지 내 위치한 으뜸공인중개사는 “장기보유특별공제의 2년 거주요건, 강동구 지역의 입주량 증가 등이 영향을 끼쳐, 헬리오시티의 경우 오히려 약보합을 보이고 있는 올해가 매수 찬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공인중개사들이 대거 입주한 헬리오시티 상가 내부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전월세 시세 단위면적당 약 2182만원 수준 

아파트 잔금 해소와 관련 있는 전월세 시장 역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H공인중개사는 “잔금을 치루지 않은 가구도 손에 꼽는다”면서 “세입자 마련이나 주변 전월세 시장도 안정화된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월세 가격은 지난해 12월 단위면적당 2124만원에서 입주가 마감된 올해 4월 2027만원으로 하락했다. 다만 입주기간이 종료된 후 해당 시세는 다시 급등해 현재 2182만원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는 송파구 평균인 단위면적당 1708만원에서 약 400만원 높은 가격이다.

U공인중개사는 “잠실동 미성아파트, 진주아파트 등의 이주 예상 인구가 약 2800가구였는데, 헬리오시티 역시 전체 9510가구 가운데 조합원분과 서울시 보유분을 제외하고 약 3000가구 정도만 전월세 물량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됐기 때문에 물량 해소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해당 단지들의 철거와 이주가 늦어지고 시장 하향도 있긴 했지만 역전세난은 처음부터 없거나 있더라도 미미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입주가 절정을 이룬 시기 속칭 ‘떴다방’들이 등장하고, ‘4억원이 하락했다’는 언론의 보도도 이어지면서 가격을 끌어내리려는 의도적인 시도도 있었다고 중개사들은 말했다. 이러한 흐름이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2월까지 지속됐지만 이내 잦아들었고, 현재는 전용면적 100㎡ 이상의 대형 평형만 남아있다는 게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U중개사는 “대형평형의 경우 부동산 시장 하향국면이면 더욱 이동이 적고, 헬리오시티에 대한 확신이 적은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약 50개의 공인중개사들이 입주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다만 중개사들이 일거에 주변 상가에서 이주해 오는 바람에 주변 상가들은 공동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단지 안과 밖 모두에 묶여있는 중개사들이 꽤 있는데, 아직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내리지 않아 상가의 재활성화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