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올해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6400만 화소(픽셀)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9일 세계 최초 64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제품은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6400만 화소)과 아이소셀 브라이트 GM2(4800만 화소)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6400만 화소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를 공개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64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박용인 삼성전자 부사장이 9일 아이소셀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스마트폰용 이미지 센서는 무엇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신호를 처리한 후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AP로 보내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보통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이미지 센서는 CMOS이미지센서(CIS)라고 불린다. CIS는 화소를 뜻하는 픽셀과 신호처리 로직IC, D램의 3단 적층 구조로 돼 있다. 이미지센서는 액츄에이터라고 불리는 VCM(Voice Coil Motor), 렌즈와 결합해 카메라 모듈을 이루게 되고, 스마트폰에 전후면에 장착된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사람의 눈은 1억 화소 이상의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처리하는 고차원 센서라고 보면 되는데, 스마트폰에서도 많은 카메라을 장착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이미지센서를 통해 스마트폰 카메라를 점점 사람의 눈과 비슷하게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라고 말했다.

▲ 아이소셀 테트라셀 기술.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이날 공개된 삼성전자 아이소셀 이미지 센서의 가장 큰 장점은 4개의 픽셀을 1개처럼 동작시켜 감도를 4배 높이는 ‘테트라셀(Tetracell)’기술이다. 한마디로 밝을 때는 빛의 양을 적게 받아들여 보다 세밀한 사진을 찍게 해 주고, 어두울 때는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해 밝은 사진이 찍히게끔 해 주는 기술이다. 밝을때는 6400만개의 화소가 됐다가, 어두울때는 4분의1인 1600만화소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아이소셀 기술도 강조했다. 아이소셀은 '격리하다(isolate)'와 세포(cell)가 합쳐진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의 이름이다. 아이소셀 기술은 픽셀간 미세한 분리막을 설치해 픽셀간 간섭현상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픽셀 사이에 설치된 분리막을 통해 저조도 성능 향상, 오토 포커스 성능 향상, 슬림 사이즈, 보다 나은 SNR(신호 대비 잡음비)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권진현 삼성전자 센서 마케팅팀장(상무)은 “분리막은 눈으로는 안보일 정도로 매우 얇은데 화학약품을 넣어 깎아 나가는 식각기술이 적용됐다”면서 “D램 메모리 반도체 초미세 공정시 사용되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후면에 64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은 올해 하반기부터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권진현 상무는 “64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카메라에 적용될 것”이라면서 “듀얼카메라가 최초로 적용된 스마트폰에서 20%채용률이 될 때까지 기간이 34개월이 걸렸는데, 이후에 등장한 트리플카메라의 스마트폰 20%채용률이 될 때까지는 불과 18개월밖에 걸리지 않은 것을 보면 스마트폰에 여러개의 카메라가 탑재되고, 이로 인한 이미지 센서 수요 역시 급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아이소셀 이미지 센서.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삼성 “소니 잡겠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시장은 일본의 소니가 5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삼성전자가 20%의 점유율로 2위에 올라 있다. 삼성전자는 9일 공개한 0.8㎛(마이크로미터)픽셀 이미지센서 라인업을 통해 일본의 소니를 매섭게 추격할 계획이다.

박용인 삼성전자 부사장은 “소니의 이미지 센서와 삼성의 이미지센서의 가장 큰 차이는 아이소셀(격박)기술인데 픽셀 사이즈를 자꾸만 작게 만들다 보면 서로 간섭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분리막 기술이 매우 중요해진다”면서 “소니는 0.7㎛이하의 픽셀 구현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점유율이 확 전환되는 시점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지센서와 같은 시스템반도체는 본래 아날로그적 기술과 지혜가 있어야 더 발전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한국인들은 특화돼 있다고 보기에 문턱을 한 번 넘으면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이미지센서를 포함한 모든 센서는 AP, CPU와 같은 처리 장치부터 렌즈제작사까지 생태계가 중요하다”면서 “D램, 낸드에서 천천히 1위에 올라갔던 것처럼 시스템반도체는 이제 시작이라고 보고 있지만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