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U 한정판 건담 프라모델과 PB브랜드 헤이루 오디션. 출처= BGF리테일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지난해 12월 자율적 출점제한 시행 이후에도 최저임금 인상 여파, 포화상태에 있는 매장 수로 인한 수익감소 등 편의점 업계의 어려움은 크게 나아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해서 편의점들이 자신들의 주력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업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편의점은 국내 유통 채널들 중에서 소비의 중심이 되고 있는 ‘1인 가구’에 최적화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편의점들은 각 브랜드만의 독특한 아이디어 마케팅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기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젊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마케팅을 가장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곳은 국내 편의점 업계 1위(점포 수 기준)인 BGF리테일의 CU다. CU는 편의점의 주된 이용 연령층인 20대, 30대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CU는 지난 1일 롯데칠성음료의 에너지 드링크 ‘핫식스’, 일본의 콘텐츠 기업 ‘반다이(BANDAI)’와 협업해 제작한 한정판 건담 프라모델(플라스틱 조립 모형) 제품을 국내 최초이자 단독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 서울의 한 CU에서 판매된 한정판 건담 프라모델.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이 제품은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1979)의 방영 40주년을 기념해 작품에 등장하는 병기인 ‘모빌슈트’ 건담을 모형화한 제품이다. CU는 핫식스 버전 한정판 건담 2만개를 전국의 1만9000개 CU 매장들의 신청을 받아 공급했다. 이에, 국내의 수많은 건담 마니아들은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명의 고객이 여러 개의 제품을 구매한 인증샷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CU는 최근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짧은 동영상 제작 앱 틱톡(Tiktok)을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했다. CU는 지난달 5일부터 16일까지 자사의 PB브랜드 ‘헤이루(HEYROO)’의 모델 찾기 오디션을 틱톡으로 제작한 영상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헤이루 송(Song)’에 맞춘 자신들의 개성 넘치는 틱톡 영상을 제작했고 오디션에는 약 2만명의 참가자가 작품을 제출했다. 참가자들의 개성 넘치는 영상들은 오디션이 끝난 후에도 계속 뜨거운 관심을 얻으며 5월 2일 기준 누적 조회수 630만 뷰를 넘겼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라는 브랜드를 떠올리면 언제나 새롭고 재미있는 것들이 가득하다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기 위해 많은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CU는 기존 편의점에서 만날 수 없었던 상품과 서비스, 이벤트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재미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CU와 업계 1,2위를 다투는 브랜드인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6월부터 국내 공유 마이크로모빌리티 통합플랫폼 ‘고고씽’과 협업해 마이크로 모빌리티 대여 및 충전시설 제공을 위한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에 GS25는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를 활용하기에는 가깝지만 걸어서 이동하기에는 먼 거리의 이동을 보완하는 친환경 동력 이동수단인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대여 및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전동 이동수단의 활용을 감안한 것이다. 이를 통해 GS25는 젊은 트렌드를 반영하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함께 고객들의 접근성과 절대 방문자 수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나간다. GS25는 전동킥 보드 충전 테스트 진행 후, 사업의 장단점 분석을 통해 올해 말까지 100점포 이상으로 모빌리티 충전 서비스를 확대 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롯데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인키 캐릭터 콘텐츠와 함께 한 상품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콘텐츠 기업 카카오IX와 제휴를 맺고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으로 잘 알려진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들을 활용한 도시락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카카오프렌즈 도시락 상품은 ‘라이언 도시락’과 ‘어피치 도시락’ 총 2종이다.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를 도시락에 담아 카카오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출처= 이마트24

신세계의 편의점 이마트24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콘서트 이벤트 개최로 고객들과 소통 강화하기에 나선다. 이마트24는 주류기업 하이네켄 코리아가 수입하는 맥주 브랜드 에델바이스 그리고 신세계의 간편결제 시스템 SSGPAY와 손잡고 오는 6월 1일 서울 한강 예빛섬 야외무대에서 ‘뷰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뷰직 페스티벌은 북(Book)과 뮤직(Music)을 결합한 명칭으로, 북콘서트와 음악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장르의 공연을 의미한다.  

뷰직 페스티벌에 참가를 원하는 고객은 이달 20일까지 각 지역 이마트24 매장에서 ‘에델바이스 맥주’ 또는 ‘맛 보장 상품’ 중 하나를 구매하고 이마트24 모바일 앱에서 스탬프를 적립하면 응모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 편의점들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다양한 전략들을 전개함으로 경쟁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이전과 같은 공격적 출점으로는 경쟁력을 더 이상 강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더 많은 고객들이 점포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점포수 확장에 기반한 경쟁력 강화가 이전처럼 쉽지 않으니, 각 업체들은 더 많은 고객들을 점포로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면서 “이는 다른 오프라인 유통채널들과 비교되는 편의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며 20대 30대 젊은 고객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이 이제는 아이디어로 경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