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PUMP의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 씽씽 서비스가 지난달 말 베타 서비스에 돌입한 가운데, 씽씽의 미래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큰 무리가 없으나, 온전히 순항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상존한다. 여기에는 제도 미비와 법령 부족 등의 외부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씽씽의 구독 비즈니스 가능성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씽씽이 가동되고 있다. 출처=PUMP

씽씽의 미래는?

윤문진 PUMP 대표는 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씽씽의 경쟁력을 소개했다. 씽씽은 라이프케어 띵동과 함께 시너지를 낸다는 각오다.

씽씽은 O2O 결합형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 모델로 출발한다. 이미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으며 띵동 소속메신저(라이더)가 실시간으로 배터리 교체, 제품 점검 및 수리 서비스를 진행하며 24시간 콜센터를 통해 고객 호출 시 30분 이내 출동, 불편을 해결해 고객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거점을 다수 가지고 있는 띵동과의 협력으로 차별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PUMP는 장시간 하드웨어 기능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씽씽은 배터리 교체형 2세대 전동 킥보드를 도입,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 2세대 모델은 자체 주행 안전성 테스트에서 ‘A+’와 ‘A’ 등급을 획득하며 안정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1세대와 비교해 주행 시간은 4시간으로 2배 길어졌으며, 더욱 큰 휠 사이즈 적용과 서스펜션 탑재로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앱을 통해 간단히 작동할 수 있으며 처음에는 서울 강남, 이후로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대도시 순으로 올 연말까지 3만대 제공을 목표로 한다.

윤 대표는 “꽉 막힌 도로에 있는 순간, 택시는 잡히지 않는데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은 순간 씽씽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대중교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의 서비스처럼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와 모빌리티 플랫폼의 큰 흐름에 연장선에서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부상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거나 불편함을 걷어내는 것에 집중,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 윤문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PUMP

“쉽지 않을텐데”

씽씽의 야심찬 로드맵은 퍼스널 모빌리티 전성시대의 정체성과도 부합된다. 2015년 일본 후지경제 연구소에 의하면 글로벌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5년 4000억원에서 2030년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교통연구원도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2016년 6만 대 수준에서 2022년 20만 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카풀 논의가 사회적 대타협 기구 후 답보상태에 놓인 가운데,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들이 속속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관심을 두며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도 연출된다. 실제로 우버는 지난해 전기 자전거 업체에 투자를 단행했으며 국내에서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카오 T 바이크를, 쏘카는 일레클과 손을 잡기도 했다.

씽씽의 위기이자 기회가 여기에 있다.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기존 플랫폼인 자동차 중심의 생태계에서 라스트 마일의 개념으로 퍼스널 모빌리티를 접목시키고 있다. 자동차와 전동 스쿠터, 전기 자전거가 함께 가동되며 전방위 생태계가 완성되는 구조다. 그러나 씽싱은 띵동이라는 강력한 오프라인 거점 장점을 제외하고는,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들이 가동하는 촘촘한 생태계에 대항할 카드가 부족하다. 이를 두고 윤 대표는 “다양한 모빌리티 플랫폼과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씽싱이 가동되며 스스로를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O2O 결합형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 플랫폼으로 설명했으나, 이미 국내에는 비슷한 스타트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윤 대표는 하드웨어 기기의 장점과 띵동과의 협력 모델을 내세웠으나, 이 역시 불충분한 설명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로 여길 히든카드로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사용자 안전도 마찬가지다. 최근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는 자전거 도로에서의 전동 킥보드 운행 허가를 예고했으나, 여전히 이를 둘러싼 규제와 논란이 많은 상태다. 특히 고라니에 빗대어 ‘킥라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동 킥보드에 얽힌 사고사례도 많다. 씽씽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윤 대표는 현장에서 전용 보험상품 출시 도 예고했으나 ‘아직은 협의 중’에 불과했으며, 안전도구 등의 활용에 있어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윤 대표는 “보험은 핀테크 업체 한 곳과 논의중”이라고 말하는 한편 “헬맷 등의 착용은 고객 입장에서 청결성의 이슈가 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베타 서비스에 돌입한 상태에서 고객 데이터를 취합해 의미있는 전략을 세우는 단계에 있으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것이 많다는 평가다.

▲ 씽씽이 가동되고 있다. 출처=PUMP

구독 비즈니스 가동될까

PUMP는 씽싱을 소개하며 코웨이 대표를 역임한 김동현 부대표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코웨이는 렌탈 비즈니스의 강자로 잘 알려졌으며, 씽씽의 PUMP는 그를 통해 일종의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뜻도 보여줬다. 윤 대표는 실제로 요금제를 설명하며 추후 구독 비즈니스에 입각한 새로운 요금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동 킥보드 플랫폼은 공유경제 플랫폼이 아닌, 사실상 온디맨드 플랫폼에 가깝다. 그 연장선에서 렌탈 비즈니스에 특화된 구독 비즈니스를 접목한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안착을 노린다는 뜻이다.

윤 대표는 간담회 종료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동현 전 코웨이 대표를 영입한 것은 구독 비즈니스에 대한 큰 그림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강력한 내부 생태계 창출을 위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