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이 종료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오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가 반등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면 승산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업황 악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일반적인 메모리 반도체 물량을 넘어 다양한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5G폰이 메모리는 물론 시스템 반도체 전반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LTE폰 대비 5G폰의 전체 반도체 가격이 약 1.8배 더 높다는 계산이다.

5G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모두 높은 가격이라는 뜻은, 결국 이에 부품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이상의 시장 크기를 가졌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텔이 대표적이다. 인텔은 28일 올해 1분기 매출 161억달러, 영업이익 4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30일 발표될 삼성전자 DS부문의 실적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7할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가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팹리스의 경우 국내 생태계와 협력하는 한편, 파운드리 영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비전 2030에 담긴 핵심 로드맵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33조원의 투자를 단행,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최강자를 노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이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는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하며 연구개발에 73조원,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투입한다. 규모적 측면으로는 ‘역대급’이다.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원의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42만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고용 인력은 1만5000명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향후 화성캠퍼스 신규 EUV라인을 활용하는 한편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전략도 단행된다.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는 지금까지 수준 높은 파운드리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어려움에 착안,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기준도 완화해,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의 소량제품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그 연장선에서 차량용 반도체 등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인공지능 등과의 경쟁력 결합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및 마이크론 등이 모두 물량 감산을 예고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물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파운드리에 집중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