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INSIDE > 전문가 칼럼
[정인호의 경제 멘토링] 마블의 영화가 인기있는 이유
   

미국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 영화 시리즈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24일 국내에서 개봉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전 예매만 200만장을 넘었고, 역대 최고 오프닝인 134만명을 돌파했다. 인구와 경제 규모 대비,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마블을 사랑하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 마블 스튜디오가 내놓은 ‘블랙 팬서’는 539만명, ‘어벤져스3’는 1,116만명이 관람하면서 대대적인 흥행을 거뒀다. 과연 마블이 영화가 흥행하는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탄탄한 스토리와 연결성에 있다. 앤트맨 역을 맡았던 폴 러드는 “마블은 단순히 돈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원작의 스토리 자체를 소중히 여긴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제작자들은 관객과 많은 걸 공유고 있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 걸 잘 안다. 이처럼 마블의 강점은 다른 세계의 점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스토리와 스토리간 연결, 제작자와 고객간 연결, 영화와 영화 사이를 연결하는 유일한 제작사다. 엄청난 연결성과 연속성은 마블만의 힘이다. 이번 영화에서 위기 때마다 항상 강인했던 히어로의 모습에서 저마다의 내면을 강조한 것도 연결성 결과물이다.

둘째는 심플함에 있다. 마블 영화를 즐겨보는 팬들 중 원작을 전부 챙겨본 사람은 극히 드물다. 토르가 주인공인 만화만 600권 분량에 달한다. 웬만한 마니아가 아니고서야 그 심오한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마블의 영화는 복잡함이 없이 핵심이 쉽게 읽힌다.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최대한 알기 쉬운 스토리로 줄이고 캐릭터에 집중했다. 애플과 IDEO, 샤갈 등 글로벌 기업이 지향하는 것처럼 정보과잉의 시대에 오히려 빼고 빼서 핵심스토리만 재창조했다. 그 결과 만화를 즐기는 마니아 팬들을 넘어서 보다 광범위한 관객층에 다가갈 수 있었다. 초기 마블 영화는 10~30대 남성 관객 위주였으나 이젠 여성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도 많다. 특히 평창올림픽에서 스켈레톤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 선수가 헬맷과 유니폼을 아이언맨의 모습으로 등장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팬층이 두터운지 알 수 있다.

셋째는 동조성 심리다. 평소 관심 없든 음식점 앞에 길게 줄서 있는 것을 보고 “저 집 뭐가 있는 것 같은데”라며 다음 날 줄 서있는 나를 발견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동조성 심리란 너도 먹으면 나도 먹는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너도 보면 나도 본다’는 심리가 작용된 것이다.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나면 바로 사람의 뇌가 주변에 쉽게 동조하여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반응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처럼 주변에 대한 동조성은 사람의 주관을 자신도 모르게 바꾸는 일을 벌이도록 한다. 특히 객관적인 논리의 힘이 없을 경우 이는 더욱 심해질 수가 있다.

   
 

넷째, 심리적 반향 효과(Psychological Reactance Effect)가 작용되었다. 오브라이언과 엘즈워즈는 실험자들에게 각각 5개씩 허쉬 초콜릿을 제공했다. 불투명한 바구니에서 초콜릿을 순차적으로 꺼내서 연속적으로 맛보게 했다. 피실험자들에게 각각의 초콜릿을 먹을 때마다 방금 맛 본 초콜릿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평가를 부탁했다. 실험은 2개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한 그룹에게는 초콜릿을 하나씩 먹을 때마다. “이것은 당신에게 드리는 다음번 초콜릿 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다른 그룹에게는 네 번째 초콜릿까지는 똑같이 “이것은 당신에게 드리는 다음번 초콜릿입니다”라고 했지만 마지막 다섯 번째 초콜릿을 줄 때는 “이것이 당신에게 드리는 마지막 초콜릿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니깐 ‘마지막’이라고 강조한 초콜릿에 대해 어떤 특별한 반응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실험이었다.

결과는 첫 번째부터 네 번째 초콜릿까지는 두 그룹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다섯 번째 초콜릿에 대해서는 ‘마지막’이라고 말 한 그룹이 훨씬 맛있다고 평가했다. 9점 만점에 무려 8.18점이나 주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까? 방금 전 까지는 초콜릿을 먹을지 말지가 자신의 선택사항이었지만 마지막이라는 메시지를 받는 순간 이제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나의 통제권 밖에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그 제품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대폭 증가하게 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역시 마지막 초콜릿인 셈이다.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경영평론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4.30  07:34:25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경영평론가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SPONSORED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